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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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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그때 그 아버지

4월 첫 주 토요일, 그 시절 친구들 모임에 참석하기로 봄이 오기 전에 약속을 했다. 벚꽃 만개한 4월의 첫 주 주변은 온통 꽃이다. 40년의 세월을 지나 처음 보는 친구들도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 있어도 스무 살 얼굴은 여기저기 남아 있다. 반갑다.

오랫동안 소식 없이 지냈지만 단 몇 분 만에 그 시간을 삼켜버리고 우리는 하나가 되었다. ‘그땐 그랬지.’를 연발하며 캠프파이어를 하던 그 타작마당에 가 있고, 그 시절 철없던 우리를 만난다. 나라의 불행한 사태로 학교조차 갈 수 없었던 억울한 시간도 만난다.

오늘 모임을 주도한 친구들은 40년 넘게 서로를 챙기며 가까이 지내오고 있던 사이다. 몇 년 전 그 친구들을 만나고 이번 모임엔 더 많은 동기가 모일 수 있었다. 오늘 새로 온 친구들은 가까이 사는 친구들이라 집으로 돌아가고, 우리는 숙소로 돌아와 더 긴 이야기를 나누었다. 공통분모가 없어 보이는 그 친구들이 어떻게 긴 세월을 함께 할 수 있었을까 궁금했던 나는 이번 모임에서 그들의 모임에 관하여 들을 수 있었다.

80년도 휴교령으로 잠시 학교 문을 닫았던 그때, 우리의 시절은 불행했고 부모님들은 불안해했다. 부산이 고향인 그 친구는 아버지로부터 친구들과 별장에서 지낼 것을 제안받았다. 혹시 있을지도 모를 여러 가지 일들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고자 하셨던 것 같다. 스무 살 남자 친구 넷에게 주어진 그 시간과 그 장소가 그들의 우정을 빚어낸 시작점이었다.

크게 사업을 하고 계셨던 친구의 아버지는 시골 출신 아들의 친구들을 마음에 들어 하셨다고 한다. 친구들이 별장에 머무는 동안 모든 편의를 제공해 주셨고, 가끔 지인들과 들러 그들과 함께 시간도 보내셨다고 하니 아들에게 평생을 함께할 친구를 만들어 주신 지혜롭고 좋은 어른이셨나보다. 자신의 사업을 물려받아야 할 장남에게 변하지 않고 마음을 나눌 친구를 만들어 주신 걸 보면 예사롭지 않다. 순수하기만 하던 그 시절, 부모님들의 그런 배려와 보살핌으로 평생의 친구들을 가지게 되었다. 군대 간 아들의 친구를 면회 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더 놀라웠다. 그렇게 다져진 친구들의 우정은 변함없이 따뜻하다. 돌아가신 부모님을 추억하는 마음까지도그 친구의 아버지는 아들의 외롭고 힘든 세상을 걱정하고 계셨나 보다. 함께 할 친구들을 만들어 주신 걸 보면.

어린 시절 오빠 둘을 잃어버린 나는 언니와 나이 차이가 10살이나 된다. 하나밖에 없는 남동생을 어머니는 항상 불안해하셨다. 그런 남동생의 중고등학교 친구들 몇을 어머니는 아들과 같이 대하셨다. 평생 함께 잘 지내기를 바라며 따뜻한 밥을 챙겨 먹였다. 친부모님들과 갈등이 생기면 우리집에 와서 며칠씩 지내던 녀석들이 생각난다. 그 아이들은 지금도 남동생과 형제처럼 지내고 우리 어머니를 남달리 생각하고 따른다. 부모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던 나는 그 친구의 아버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좋은 친구를 가진 사람들은 흔들리지 않는다. 주변에 버팀목이 되어주는 친구가 있는 사람들은 당당할 수도 있다. 내가 손을 내밀면 맞잡아 줄 사람이 있다는 건 참 다행한 일이다. 젊은 시절엔 순수한 열정으로, 나이가 들어갈수록 정으로 서로를 보듬어 줄 수 있는 그런 친구를 나는 가지고 있나 생각해 볼 일이다. 먼 산에 초록이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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