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2 (목)

  • 맑음속초18.6℃
  • 맑음25.5℃
  • 맑음철원23.8℃
  • 맑음동두천24.0℃
  • 맑음파주23.1℃
  • 맑음대관령21.1℃
  • 맑음춘천25.2℃
  • 맑음백령도19.5℃
  • 맑음북강릉23.3℃
  • 맑음강릉24.6℃
  • 맑음동해20.4℃
  • 맑음서울23.3℃
  • 맑음인천20.6℃
  • 맑음원주24.2℃
  • 맑음울릉도16.7℃
  • 맑음수원22.0℃
  • 맑음영월23.7℃
  • 맑음충주24.2℃
  • 맑음서산21.8℃
  • 맑음울진16.5℃
  • 맑음청주24.1℃
  • 맑음대전24.4℃
  • 맑음추풍령23.2℃
  • 맑음안동23.7℃
  • 맑음상주24.2℃
  • 맑음포항19.4℃
  • 맑음군산19.5℃
  • 구름조금대구23.7℃
  • 구름조금전주23.5℃
  • 맑음울산18.4℃
  • 구름조금창원17.4℃
  • 구름많음광주22.1℃
  • 구름조금부산17.8℃
  • 구름조금통영20.0℃
  • 맑음목포18.7℃
  • 구름많음여수19.2℃
  • 구름조금흑산도17.0℃
  • 구름많음완도19.8℃
  • 맑음고창20.1℃
  • 구름많음순천22.1℃
  • 맑음홍성(예)22.7℃
  • 맑음22.0℃
  • 구름많음제주19.0℃
  • 구름많음고산17.2℃
  • 구름많음성산17.8℃
  • 흐림서귀포20.3℃
  • 구름조금진주24.1℃
  • 맑음강화19.9℃
  • 맑음양평24.2℃
  • 맑음이천24.5℃
  • 맑음인제24.5℃
  • 맑음홍천25.0℃
  • 맑음태백22.4℃
  • 맑음정선군26.1℃
  • 맑음제천23.4℃
  • 맑음보은23.4℃
  • 맑음천안22.9℃
  • 맑음보령23.1℃
  • 맑음부여23.9℃
  • 맑음금산22.8℃
  • 맑음22.8℃
  • 구름조금부안19.6℃
  • 맑음임실22.8℃
  • 구름조금정읍21.7℃
  • 맑음남원23.2℃
  • 구름조금장수21.8℃
  • 맑음고창군21.6℃
  • 구름조금영광군19.1℃
  • 구름조금김해시19.6℃
  • 구름조금순창군21.7℃
  • 맑음북창원21.8℃
  • 맑음양산시23.8℃
  • 구름조금보성군21.6℃
  • 구름많음강진군19.2℃
  • 구름많음장흥20.2℃
  • 구름많음해남19.0℃
  • 구름조금고흥19.7℃
  • 맑음의령군23.9℃
  • 구름조금함양군24.7℃
  • 구름조금광양시22.3℃
  • 구름많음진도군18.0℃
  • 맑음봉화22.0℃
  • 맑음영주23.3℃
  • 맑음문경23.7℃
  • 맑음청송군23.6℃
  • 맑음영덕16.9℃
  • 맑음의성24.5℃
  • 맑음구미24.5℃
  • 맑음영천23.3℃
  • 맑음경주시23.1℃
  • 맑음거창23.2℃
  • 구름조금합천24.4℃
  • 구름조금밀양23.9℃
  • 구름조금산청23.9℃
  • 구름조금거제18.3℃
  • 구름조금남해19.9℃
  • 구름조금21.3℃
기상청 제공
보이는 것만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피니언

보이는 것만

따뜻한 날씨가 현관문을 열게 만든다. 봄은 벌써 왔는데 시골집의 실내는 아직 겨울을 품고 산다. 밖이 더 맑고 따뜻하다. 마당에 나와 있는 시간이 훨씬 봄과 가깝다.

올해는 꽃과 나무를 심었던 텃밭에 여러 가지 채소를 심어보려고 한다. 겨울을 지나는 대파와 쪽파, 마늘과 상추를 보고 신기하기도 하고 대견스럽기도 하다.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텃밭 구석에서 화단 한쪽에서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잡초를 제거하고 흙을 고르는 중, 호미 끝이 돌에 닿는다. 돌을 들어내려고 여러 번 호미질 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내가 즐겨 쓰는 작은 삽을 가져와 여러 차례 흙을 파고 들어 올려 보았으나 쉽지 않았다. 더 큰 삽을 찾아 땅 깊이 넣어 지렛대처럼 돌을 들어 올려서 꺼냈다. 그 돌과 한 시간을 씨름한 것 같다. 꺼내 놓고 보니 들고 나올 수 없을 정도로 큰 돌이다. 아직도 밭 가운데 덩그러니 있다. 혼자 힘으로는 무리다 싶어서 그냥 두고 보기로 한다. 다음에라도 굴려서 나오든지 누가 오면 부탁하든지 해야겠다.

처음에 보았던 매끈하고 반듯하기만 하던 돌이 아래에 이렇게 큰 부분을 감추고 있을 줄 예상도 못했다. 적당히 넘어가도 될 것이었다면 처음 내 눈에 들어왔던 것만 믿고 끝날 일이었다. 사람의 관계라고 무엇이 다를까. 처음 보았던 그 사람의 단면을 기억하고 그것이 전부인 양 믿어버린다면 아래에 감추어진 많은 것을 알 수가 없다. 너무 많은 두려움을 감추고 있는 사람, 큰 상실을 해결하지 못한 채 꼭꼭 숨겨둔 사람, 자신의 것이 아닌 상처를 자신의 것인 양 품고 사는 사람들은 어느 순간 무너지기가 쉽다.

자신의 인생이 순탄하고 행복하다면 내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 일전에 상담실 책임자가 상담실을 들어서며 하던 말이 잊히지 않는다. ‘나는 상담과 거리가 멀어서 상담실이 어딘지도 몰랐네.’ 그때 내게 참 많은 생각이 지나갔다. 저렇게 자신 있게 말하는 저분의 배우자도 자녀도 얼마나 힘이 들까. 자신의 생활에 아무런 불편함도 고민도 없다면 누군가는 희생하거나 스스로 포기한 사람이 주변에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왜 못할까. 상대가 내게 보여주는 것은 일부분일 경우가 더 많다. 보이지 않는 아래에 많은 어려움을 감추거나 잊어버리고 상대에게 길들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엄격한 부모 슬하의 자녀들이 그렇고, 일방적인 배우자의 상대 배우자가 그렇고, 독선적인 상관의 부하직원들이 그렇다.

감추거나 잊어버리고 살아진다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까. 지금은 아닐지 모르지만 언제 어느 시점에 문제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어느 날 불안과 우울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분노로 몸을 떨지도 모른다. 참고 지낸 시간이 길면 길수록 회복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길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이야기에 조금만 귀 기울여 보면 알 수 있다. 몇 년째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는 젊은이가 있다는 소문을, 부모가 감당하기 힘든 청소년들이 있다는 사실도.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면 일방적이거나 독선적인 젊은 시절의 나를 만난다. 아이들과 배우자에게 지나치게 많은 걸 요구하거나 비난했을 가능성이 높다. 조부모님과 어린 시절을 보냈던 나는 매사에 도덕적이고 지나치게 엄격한 편이었다. 다행히 아이들은 올곧게 잘 자라 주었다. 그런 사실을 깨달은 이후부터 성인인 아이들이었지만 말없이 많이 안아주었던 것 같다. 그 마음이 전해졌는지 지금은 자신의 전반적인 생활에 관하여 스스럼없이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다. 오늘, 당신의 자녀들이 매사에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는지 먼저 봄을 핑계 삼아 안부 전화라도 한 번 해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포토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