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회룡의 정겨운 하동말 이바구(177)
□ 해우 : (음식) 김. 해태. 해의(海衣)
이장 : 할매, 돌아가신 할배가 살아제실 때 놀음을 억수로 좋아 허싰다매요?
할매 : 하모, 암껏도 엄섰어. 놀음해가꼬 다 폴아 무삐고 엄섰어. 내 혼채서 옥종 장애 이고 대이면서 아아들 다 믹이 살리고 그랬어 공부를 마이 몬시있서. 이고 대임서 메르치도 쪼깸 폴고 쌩게기도 쪼갬 폴고 그랬다. 내 살아온 이약 헐라모 하리저녁을 해도 다 몬헌다. 논은 다아 노름해가꼬 다 잽히서 엄꼬 다 잽히 무삐고 자기는 죽어삣어. 암껏도 딴 짓은 안 했는대 노름을 해서 다 폴아 무삣어. 살 집도 엄신깨 내가 이리 살 것 겉으모 죽어야 되것다 시퍼서 내 옷을 인자 똥가리를 내가꼬 아아들 옷 해가 놓고 지(영감) 옷도 똥가리 내서 옷 해놓고(지어놓고) 지사(자기야) 벗고 대이든 어짜든가 그래노코 내는 죽는다꼬 이 우에 못이 있는대 못에 가서 아무리 죽을라꼬 치매에다 돌을 싸서 신을 벗어놓고 대앳발치(몇걸음정도) 들어간깨 몬 들어가겠대. 그리 죽으라는 팔자가 아인가 물에 세사 몬 들어가겠대.
이장 : 그럼 5남매는 우찌 해서 키았어예?
할매 : 내가 마린 메르치 이고 대임서로 돈 벌어 키았다. 아아를 업고 대이니까 많이 몬이고 대이고 두 푸대 다라이 담아서 이고 아아 업고 이러모 요새겉이 돈이 나왔나. 돈이 안나오고 곡석이 나오거등. 쌀이나 보오쌀이나. 아아들은 옴마 쌀밥 그거 한 숟가락만 도시락에 덮어 달라 사채. 우짜다 도시락을 싸주모. 도시락도 거진 몬싸고 핵교 보냈다. 낮에 쑥을 캐가꼬 쑥버무리를 쪄가꼬 인재 쪼깸 짐(김)에다 몰아가꼬 해좋다. 그리 해주모 짐밥이라고 넘들이 모리는기라. 그리 키았다. 아이고 내 살아온 이약 그만 들믹이라. 눈물날라쿤다.
□ 궁글아지다 : 넘어져 구르다. 넘어져 다치다
이장 : 어머이, 인자 나이가 있어서 일은 전혀 몬허시것내예.
할매 : 하모 몬허지. 전에는 밭이 2백평이 있어서 한 손으로 했는대 큰 아들이 밉다꼬 폴아삣어. 내가 밭에서 토란대 이고 내리오다아 함 궁글아짓거등. 진주 병원에 1주일 입원했다아 와서 뒤에 밭에 간깨내 딴 사람이 붙이. 그래서 내가 와 그라요? 헌깨 샀다 소리는 안 허고 아들이 올 해만 붙이 주라 캐서 그리 했다고 나한태만 거짓말을 해놓고는 뒤에 간깨 폴아삐릿어. 그래 내가 인자 몬 붙이무우.
이장 : 아~, 그런께 어머이가 불편한 몸으로 밭에서 일을 하니까 진주사는 큰아들이 어머이 몰래 밭을 넘헌테 폴았삣내?
할매 : 하모. 그래서 내가 좀 울었다. 내가 이리 돼 노은깨 밭을 폴았삐있다. 자식이. 안그라모 안 폴낀디 시퍼서 내가 서분해서 울었다. 만날 올라오모 생각나고 내리가모 생각나고 그런다. 그 밭을 채리만 보고 가모.
이장 : 다시 사고 싶은 마음은 있고예?
할매 : 하아, 다시 사고 시푼 마음은 있어. 반틈 콩 갈고 반틈 고추 숭구고 또 나무지기는 나도따가 무시 갈고 그리 허모 시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