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회룡의 정겨운 하동말 이바구(169)
□ 놀짝(놀짱)허다 : 노르스름하다
원찬 : 자네집은 매실 따고 있능가? 우리는 어지부터 따서 농협에 매상허고 있는디.
연심 : 우리집은 매실을 푸를 때 안따고 쫌 놀짝헐 때 그때 인자 따가꼬 아는 디 택배로 아름아름 폴고 매실액도 담구고 그리 허네.
□ 따까마시(따까모시) : 혼자서 모조리 차지하다
종한 : 아요, 동네이장이 오돌개 쫌 땄따고 경로당에 쫌 노나주더마 자네는 쫌 얻어 묵었능가?
미영 : 얻어묵긴 뭘 얻어묵어. 노나 묵어라 했더마 뒷집 할매가 혼채서 싸악다 따까모시 해삐꺼마.
□ 방꾸시 : 방구석
100세꺼지 장수허시는 어르신헌태 오래사는 비결이 뭐이고 여짜보모 모도다 한결겉이 이러키 말쌈을 허시대. “사램은 자신이 생각허는 맨큼 늙는다 이말이라. 무신말인고 허모 내 맴이 소년이모 100살을 묵어도 소년인기고, 내 맴이 소녀모 90살 묵어도 소녀인기라. 방꾸시에 누부 있이모 뭐허낀가. 몸마 아푼기라. 이일나서 하리젱일 움직이야 허는기라. 자석드리 일 좀 고마허고 쉬이라 캐도 여개마 나모 움직이야 허는 기라.”
□ 처문지(처문재) : 처음
할매가 돌아가신 날인가 시푸다. 코를 찔찔 흘리던 막내이 동숭이 할배헌태 묻대.
“할배, 할매 오디 갔는대?”
그리헌깨내 할배가 담배 한 대 따악 풋고는 이약을 해 주시대.
“누우 할매 저~~어 먼 디 가삣따”
근깨내 동숭이 또 물은기라.
“그러모 할매는 거어가 오인지 알고 갔는대?”
할배가 이약을 또 받아 주시대.
“누우 할매도 거어가 처문지라 에나 잘 모리니라”
동숭이 또 물어재치대.
“그러모 모리는 디를 머헌다꼬 할매 혼재 갔는대?”
영정 속에서 가마이 채리보고 계시던 할매가 답을 허신다.
“아요, 주 할배요. 문 앞이 북망산천이라캐서 와봉깨 억수로 개적은 디라요.”
할배는 할매가 허시는 말을 알아듣지 몬헌다.
할매가 다시 이약을 허신다.
“주 할배요. 여어 와 본깨요 넘들이 다 아는 디라요. 삼십년전에 경운기 사고로 먼저 간 점팔이 당숙아재부터 해서 작년에 죽은 내 갑장 끝수이꺼지 싸악다 여어 와 있능기라요. 우리 친정 아바이허고 어매도 진작애 만났소. 내 살아있일 때 나이보담 상구 절믄 얼굴로 에동딸 이승서 잘 살다 왔따꼬 욕 봤따꼬 머리도 씨다듬어 주고 안아도 주고 그럽디다요. 작년 삼동저실애 우리 손주들이 눈물 범벅 울어삼시로 멀리 보내삐떤 나(나이)가 많아서 죽은 새깨미 콩수이도 본깨내 다시 절머지서 내 다리애 착착 감기서 반가버 죽습니더예.“
할매가 제아무리 지죽이봤자(이야기를 해봤자) 알아듣지를 몬했다.
“눈에 여어도 안아까분 우리 손주야, 다아 우리가 왔던 거어를 다시 가모 와 모릴까이. 이승서 오래오래 살다아 오니라이. 후재 보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