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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평 윤주석 선생(1) 안명영 (전 하동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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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평 윤주석 선생(1) 안명영 (전 하동고 교장)

남평 윤주석 선생(1) 

 

안명영

(전 하동고 교장)

 

의미 있는 만남을 예감하는지 심장이 벌렁거리고 가슴이 설렌다. 

하동 노량과 남해의 노량을 연결하는 남해대교를 건너 좌회전하여 노량선착장으로 진입한다. 부두에는 거북선이 접안되었고 언덕 위에 노량해전에서 순국한 충무공 이순신의 충의와 넋을 기리기 위해 세운 충렬사(忠烈祠)가 있다. 

외삼문 옆에 탄식이 절로 나오는 비문을 보게 된다. 궁서체에 가까운 예사롭지 않은 한글 필체로 세로 두 줄로 가지런히 써내려갔다.

“노량바다는 리충무공 전사하신데라 

여긔에 충렬사를 세우니라”라고 새겨 바탕을 붉은 색으로 마감하여 선명하다. 엄숙한 공간에 한글로 새기는 것이 격에 맞는 것인가

고개가 갸우뚱 한다. 오늘날 표준어에서 비켜난 ‘이충무공’을 ‘리충무공’으로 ‘여기에’를 ‘여긔에’로 표현하고 있다. 말과 글은 세월 따라 달라지니 사람도 변하여야 한다고 은근히 지도하고 있다. 

내삼문을 들어서자 기둥으로 처마를 받친 비각 안에 비석이 있다. 

무거워 보이는 비두에 왼쪽은 푸르고 우측에 황색의 두 뱀이 흰 지느러미를 날리며 구름 속에서 여의주 하나에 입을 맞대고 물고 있다. 여의주를 차지해야 용이 되므로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는 것이다. 그 다툼은 끝나지 않아 뒷면까지 몸통이 서로 어울려 꿈틀거리는 모양새이다. 한 마리의 용이 여의주를 물고 여유롭게 하늘을 날면 고인이 편안하게 승천한다는 상징이 되겠는데….

비문 첫줄 상단에 有明朝鮮國三道水軍統制使贈諡忠武李公廟碑(유명조선국삼도수군통제사증시충무이공묘비)라고 써내려간 비문은 1660년에 송시열이 짓고 송준길이 썼다. 

제목에 해당하는 두전은 전서체로 앞면 6자 뒷면은 5자를 가로로 새겼다. 흔한 필체가 아니라 읽기 어렵지만 획 마다 예스러움에 매료되어 보고 또 보게 된다.

유명조선국(有明朝鮮國)의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많다.

첫째로 有는 문장을 시작하기 위해 사용하는 어조사로서 明朝鮮國이라고 하면 ‘밝게 빛나는 조선국 또는 명나라 조선국’인지 애매하여 明을 ‘명나라’라는 것을 확실하게 하기 위하여 유명(有明)이라는 단어를 쓴 것이다. 

有는 위대하다 크다는 의미로 사용되어 有明은 大明이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이렇게 해석하여 유명조선국을 ‘명나라 시대의 조선국’ 정도로 이하여 굳이 명나라에 속한 또는 명나라에 있는 등과 같이 사대주의적 의미를 내포할 필요가 없다고 볼 수 있겠다. 두 번째 ‘조선국 또는 대조선국’으로 썼으면 될 것을 유명조선국으로 하였으니, 사대주의적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有明朝鮮國의 표현은 명나라가 멸망(1644년)한 17세기 이후의 비문에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명나라가 망한 후에 유청조선국(有淸朝鮮國)이라고 하지 않고 유명(有明)을 계속 썼던 것은 오랑캐라고 멸시하던 청나라를 황제국으로 인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먼저 살다간 사람들이 돌을 다듬고 글을 새긴 것은 돌이 마모되어 글자의 흔적이 없어지는 시간이 길어 오래토록 사실을 알리고자 하는 본능적인 바램 이다. 과거의 한자 비문을 오늘날 쉽게 읽을 수 있게 한글로 다시 쓰고 세운다는 것은 시간을 되돌릴 수 없듯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비문을 짓던 시대상을 알아야 그 때의 사람들의 생각과 정신을 바로 볼 수 있다. 현재는 과거를 축소하여 옮겨온 것이며 어제를 알면 오늘의 시행착오가 줄어들고 여유로움이 생긴다.

사당 우측에 충민공비(忠愍公碑),

좌측은 충무공비(忠武公碑)가 있다. 

이순신의 시호는 역사 인물 중에 몇 되지 않는 충무로 알았는데 ‘충민’을 보고 한사람이 두 개의 시호를 가질 수 있는가 의문이 생겼다.

충민공비는 남해현령 이정건이 사당 앞에 세웠는데 이순신 사후 45년 뒤에 조정에서 충무라는 시호를 내렸다. 충민공비는 1658년에 조정에서 초라한 사당을 철거하고 지금의 사당으로 중건하면서 땅에 묻었는데 다시 찾아내어 이곳에 세웠던 것이다. 

사당 뒤에는 관음포에서 순국하고 아산으로 운구 되기 전 3개월가량 안치되었던 곳에 가묘를 만들었고 문은 좁고 낮아 고개를 숙여야 출입할 수 있다. 가묘 옆에 ‘박대통령각하기념식수’라는 비바람에 기울어진 표지석에 비하여 나무는 점점 고목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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