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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정씨 정려편액 안명영 (전 하동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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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정씨 정려편액 안명영 (전 하동고 교장)

오천정씨 정려편액

 

안명영

(전 하동고 교장)

 

옥산 정상에서 동으로 뻗어 내린 산등성이의 남쪽 비탈에 내옥샘이 있다. 맑은 물이 샘솟아 청수마을 젖줄이 되고 영당 들판을 적시며 옥산서원을 지나 동곡과 대곡들을 북방천이란 이름으로 흘러 덕천강에 합류하고, 동곡 마을 앞 ‘한계길’을 따라가다 처음 만나는 마을 앞에 오천정씨정려각 0.8km 라는 이정표가 있다. 

비닐하우스 사이 농로를 따라 가다가 북방천을 건너고 굽이를 돌면 산 위에 높은 집이 자리하고 있는 안평마을 아래에 정려각이 모습을 보여준다. 

비긱 앞에 서면 멀찍이 옥산이 모습을 보여주고 바로 앞에 가슴을 벌리고 안아 주는 산이 있다. 그 산 자락에 있는 조지서의 치마무덤과 직선거리 600m이다. 뜨는 해는 무덤을 비추고 지는 해는 정려각을 비추니 마주보며 긴 시간 밝음을 안고 있는 것이다. 

오천정씨는 정몽주의 고손녀이며 조선 전기 조지서의 두 번째 부인이다. 연산군 10년(1504) 갑자사화에 남편이 죽게 되자 오천정씨는 낮에는 외적의 침입을 경계하고 밤에는 성을 쌓아야 하는 형별을 받으면서도 그의 삼년상을 지내며 세 아들을 길렀다. 

 중종 2년(1507) 진주목사 이우가 오천정씨의 절개와 의리를 나라에 알려 하동 옥종면 정수리 옥산서원 근처 청수역 앞에 정문을 세웠다. 1734년 조지서 8대손 조명진은 고치고, 1760년 9대손 조덕상이 치마무덤에 가까운 이곳으로 옮겨 고쳐지었다. 

정려(旌閭)는 충신 효자 열녀 등을 표창하는 것으로 문을 세우면 정문(旌門), 건물을 세우면 정려각(旌閭閣)이다. 정려는 어떤 일에 좋은 성과를 내었거나 훌륭한 행실을 세상에 널리 알려 칭찬하는 것으로 공적 심사를 거쳐 교서를 받아야 한다.

퇴계선생의 삼촌 이우는 형이 죽은 후 많은 조카들을 친자식처럼 돌보며 학문을 지도했다. 퇴계선생도 학문의 기초를 그에게서 배운다.

퇴계선생은 32세에 남도여행길에 월아산 청곡사를 찾는다. 

26년 전 셋째, 넷째형은 숙부 이우가 진주목사로 나가면서 데려가서 청곡사에서 머물렀다. 퇴계선생이 청곡사에 들렀을 당시 넷째 형은 관직에 있어 가끔 만날 수 있었지만 셋째형은 1년 전에 살아서 만날 수 없는 세상으로 떠났다. 퇴계는 ‘청곡사를 지나며’라는 시를 남기며 시비는 금산 금호지 변에 있다.

저물녘, 금산 가는 길에서 비를 만났는데/청곡사 앞 샘에서는 차가운 물 솟네,/아 이게 바로 눈밭의 기러기 발자국 자리이러니/존망과 이합이 하나 되어 흐르는구나! 

琴山道上晩逢雨 靑谷寺前寒瀉泉謂是雪泥鴻爪處 存亡離合一潛然오천정씨졍려각 문을 밀고 들어선다. 

정면과 측면이 한 칸씩이며 화려하게 채색되었다. 끌리는 시선으로 창살 속을 들여다보니 바닥은 텅 비었다. 

‘오래된 공적비를 보겠지!’하는 기대는 실망으로 돌아온다. 비바람을 막아주고 햇볕을 가려주는 집안에는 귀한 물건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내부 사진을 찍어 살핀다. 6개 꽃잎이 둘러싼 꽃문양을 중심으로 여러 색으로 채색하고 대들보에 용이 붉은 배를 드러내고 있다. 몇 개의 편액과 대들보 뒤에 긴 편액이 걸렸는데 좌우로 사진을 찍어 해독할 수 있었다.

열녀중훈대부행홍문관응교세자시강원보덕증통정대부승정원도승지조지서처 숙부인오천정씨지려 중종이년정묘명시려당저십년갑인중건(烈女中訓大夫行弘文館應敎世子侍講院輔德贈通政大夫承政院道承旨趙之瑞妻淑夫人烏川鄭氏之閭 中宗二秊丁卯命施閭當宁十秊甲寅重建)이다. 

말미에 작은 글씨 中宗二秊丁卯命 施閭當宁十秊甲寅重建을 풀이하면, 1507년(중종 2) 정묘년에 정려 내릴 것을 명하였고 1515년(중종 10) 갑인년에 중건하였다.

진주목사 이우가 오천정씨의 절개와 의리를 나라에 알려 정려를 허한다는 교서를 받고 옥종면 청수 옥산서원 근처 청수역 앞에 정문을 세우게 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정려편액은 조명이 없고 색깔 없는 글자라서 읽기 어렵다. 역사기행을 작정하고 찾은 이에게 배려가 필요하다. 

표창장을 잘 보이는 곳에 게시함은 모범을 보이겠다는 의지와 본받아야겠다는 동기를 유발시키는 것이며, 정려는 선행을 널리 알려 본 받고자 함이다. 

 바닥에 계단식 받침대를 설치하고 정려편액 등을 안치하면 본래의 뜻에 부합되는 전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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