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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참판댁 능소화 안명영 (전 하동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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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참판댁 능소화 안명영 (전 하동고 교장)

최참판댁 능소화

 

안명영

(전 하동고 교장)

 

하동읍에서 화개로 한참 이동하면 우측 길목에 3잠을 잔 누에 형태에 길이 5미터 폭 1미터가 넘는 눕힌 돌에 악양동천(岳陽洞天)이라는 새김글을 볼 수 있다. 

악양교를 건너고 우측으로 최참판댁, 직진하면 화개장터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명품을 또 보겠지! 기대했는데…, 2차선이던 시절에 이곳에 작은 공원이 조성되었다. 3단 화단 위에 희귀한 바위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녹차 씨앗, 지리산을 향하여 도약하는 두꺼비, 껍질 벗은 알밤 등 여러 형상으로 눈을 현혹시키는 둘레 9미터, 높이 4미터 되는 바위 전면에 소상낙원(瀟湘樂園)라는 네 글자가 음각되어 있었다. 글자는 가로 세로

30cm 크기로 바위 모양과 조화를 이루는 명필이라 감탄했는데 보이지 않는다! 

다시 볼 수 있을 거야! 하는 마음으로 조심조심 주차한다. 대충 길이가 3미터가 넘는 새움 돌에 ‘박경리土地文學碑’라고 새긴 글자가 마음을 달래준다. 뒷면 상단에, 

악양 평사리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외부에서는 넘볼 수 없는 호수의 수면 같이 아름답고 광활하며 비옥한 땅이다. 지리산이 한과 눈물과 핏빛 수난의 역사적 현장이라면 악양은 풍요를 약속한 이상향이다. 

2001.11 평사리를 다녀와서 박경리. 

최참판댁 마당에 들어섰다. 설립 배경에 담긴 숨은 이야기와 41개의 영화 촬영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문간채를 들어서자 외양간에 엄마소와 송아지가 있다. 

별당을 찾았다. 

어린 서희가 얼굴을 비추며 어머니를 그리워했던 그 연못이구나! 물속에 노니는 붕어를 보고 있는데 ‘엄매~엄메~~으메에~’ 엄마소를 찾는 송아지 울음소리가 최참판댁의 정적을 깨뜨린다. 

고개를 돌리자 별당 담장에 주렁주렁 달려 있는 능소화를 볼 수 있다. 

능소화의 凌은 능가할 ‘능’자에 霄는 하늘 ‘소’이다. 그렇다면 그 꽃은 ‘하늘 꽃’이 되는 것이다. 어떤 능력이 있어 그렇게 불릴까. 인간 세상에서 무엇으로 하늘을 능가한다는 말인가. 

능소화는 하늘사다리(天梯)를 잡으면 하늘 끝까지 올라갈 수 있다!

능소화는 암술 하나에 수술은 네 개이다. 수술은 2개씩 마주보며 나비리본의 머리를 맞대고 몸체를 구부리고 있다. 암술을 향하여 고개를 깊게 숙이며 정중히 예의를 표하는 듯하다.

특이한 사실은 수술은 두 개씩 길이가 같고 상하 간격을 두고 자리하고 있다. 암술은 주걱 모양인데 위쪽 수술보다 머리만큼 솟아있다. 이 같은 암술과 수술은 다른 꽃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얼개이다. 다수의 곤충에 의하여 가루받이를 위한 이중 장치라 할 수 있겠다.

소설 토지 속에 능소화가 있다.

미색인가 하면 연분홍 빛깔로도 보이는 능소화가 한창 피어있는 유월, 담장 밖이었다. 비가 걷힌 돌담장은 이끼 빛깔로 파랗게 보이었다. 담장을 기대고 아무렇게나 피어 있는 능소화, 치수는 초당에서 내려오다가 구천이를 보았다. 그는 넋을 잃고 서 있었다. 치수가 가까이 갔을 때도 인적기를 모르는 듯 능소화 옆에 서 있었다. 아주 바싹 가까이 갔을 적에 느릿한 시선을 치수에게 돌리었다.(제1부 제2편 추적과 음모)

치수와 구천이는 아버지가 다른 윤씨 부인의 아들들이다. 구천이와 별당아씨가 고방에 갇히고 그 누군가(?) 문을 열어주어 새벽에 도주를 하게 된다. 치수는 신식총으로 사격연습을 하고 강포수를 앞세워 지리산으로 둘을 사냥하러 들어간다. 며느리를 사이에 두고 아들들의 애증을 보면서 가슴속이 검게 타버린 윤씨 부인, 최참판댁의 부침은 능소화 꽃이 피고 지듯….

한 여인에 두 남자의 갈등의 상황 설정을 능소화의 암술과 수술에서 보는 듯하다. 별당아씨를 암술, 치수와 형수를 사모하는 환이(구천이)는 수술에 비유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실로 능소화는 소설 토지를 상징하는 꽃이다. 

하동은 소설 토지의 무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작가는 제1회 토지문학제에 참석하여 하동 악양에 대하여 풍요를 약속한 이상향이라고 극찬하였다. 

 최참판댁을 상징하는 능솨화가 담장마다 넘실넘실 피어나 소설 토지에 더욱 생기를 불어넣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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