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河東의 茶詩 散策(119)
역자(譯者) 정경문(茗谷 鄭慶文)
雪朝(설조)
김병립(愚石 金炳立)
- 눈이 내리는 아침 -
千樹梨花四望遙(천수리화사망요) 온 산에 배꽃 피어 사방이 아득한데,
臘天天色似春朝(닙천천색사춘조) 섣달의 하늘빛은 봄날의 아침 같네.
層崖絶壁皆彌合(층애절벽개미합) 깎아지른 벼랑을 눈이 모두 메우니,
走獸飛禽盡寂寥(주수비금진적요) 길짐승과 나는 새 모두 고요하구나.
携妓龍門心賞足(휴기용문심상족) 龍門에서 기녀와 놀던 일 마음 족하고,
傍梅羅岫夢魂銷(방매라수몽혼소) 산봉우리 곁 매화는 꿈같이 사라지네.
家僮取此煎茶供(가동취차전다공) 동자아이 시켜서 차 달여 대접하니,
都把窮愁一快澆(도파궁수일쾌요) 답답한 수심이 상쾌하게 사라지네.
臘天(납천) : 섣달.
層崖絶壁(층애절벽) : 많은 바위들이 겹겹이 쌓인 험한 언덕이나 낭떠러지.
彌合(미합) : 메우다, 보충하다,
龍門(용문) : 용문산방(龍門山房)으로 옥종면(玉宗面) 월횡리(月橫里) 제마산(帝馬山)에 조용숙(復齋 趙鏞肅)이 소축(小築)하였다.
魂銷(혼소) : 혼이 사라졌다는 뜻으로, 생기가 없어져 정신(精神)을 못차림.
家僮(가동) : 집안 심부름을 맡아 하는 어린 사내 종.
煎茶(전다, 전차) : 차를 달임. 다기(茶器)에 찻잎을 담아 물을 끓여 부어 우려내어 마시는 차. 팽다(烹茶).
※ 하동과 관련된 차시(茶詩)로는 “만산정연구(晩山亭聯句)”,“차조주사옥양정운(次趙主事玉陽亭韻)”등 3수(首)가 있으며, 시(詩)로는 “동제우등이명산(同諸友登理明山)”,“근차뇌계선생악양정운(謹次㵢溪先生岳陽亭韻)”등 17수(首)가 있다.
김병립[愚石 金炳立.1863(철종14)~1946].
字:재형(在衡). 號:우석(愚石),관회(灌晦). 本貫:용궁(龍宮). 住:양보면(良甫面) 우복리(愚伏里). 文集《우석집(愚石集)》. 최숙민(溪南 崔琡民)의 문인(門人). 부모에 대한 효심(孝心)이 깊었으며, 이택환(晦山 李宅煥), 김현옥(山石 金顯玉), 최제겸(柏川 崔濟謙)등 여러 선비들과 학문을 토론하였으며, 만년(晩年)에 양보면(良甫面) 우복리(愚伏里) 청금대(聽琴臺) 아래에 낙산재(樂山齋)를 소축(所築)하여 장수식유(藏修息遊)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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