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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들기세 두들겨 ‘다듬잇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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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두들기세 두들겨 ‘다듬잇돌’

하아무/소설가, 동화작가

대청마루에 다듬잇돌이 보인다. 슬그머니 다가가 쓰다듬어 본다. 제법 실해 보인다. 어릴 때 외가에 가서 들었던 그 다듬잇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도닥도닥, 또르락 딱딱 또르락 딱딱, 또르락또르락.
신나겠다. 둘러보니 다듬잇방망이는 보이지 않는다. 고만고만한 몽둥이 하나를 주워 들고 두들겨 본다. 탁탁, 타닥타닥. 제 소리가 날 리 만무하다. 그래도 나는 멈추지 않는다. 실제로는 둔탁한 소리가 나도 내 귀에는 예전에 들었던 그 소리가 들리는 듯해서다.
“얘, 얘. 그만 두들겨라.”
나는 깜짝 놀라 손을 멈춘다.
“다듬잇돌이 말을 하네?”
“얘는…, 지난번에는 뒤주하고도 씩둑꺽둑 잘만 씨부 리더만 갑자기 웬 딴청?”
“아, 그랬지. 요즘 갑자기 멍해졌다가 돌연 훌쩍거리기도 하고, 영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치매는 아니고?”
“재미없네, 그 농담.”

“씨에미 마빡 뚝딱, 씨누이 마빡 뚝딱…”

“그나저나 아무리 옛날 생각이 나도 그렇지, 방망이도 아니고 몽둥이로 나를 두들겨 패?”
“아니, 팬 게 아니고 나는 그냥….”
“아니긴 뭐가 아니야. 자네 어머니와 외할머니가 마주 앉아 다듬이질 하던 장면과 자네 지금 몽둥이를 든 장면을 비교해 보게나.”
나는 뜨끔 하여 슬쩍 몽둥이를 내려놓았다.
“옛날엔 친정아버지가 시집간 딸네 집에 갈 때는 다듬잇돌을 메고 갔다지. 아무리 힘들고 고되어도 다듬이질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참고 살라는 뜻으로 말이야.”
“그랬지.”
“그러면서 부른 노래가 있지. ‘씨에미 마빡 뚝딱, 씨누이 마빡 뚝딱, 씨할매 마빡 뚝딱, 씨고모 마빡 뚝딱’. 그런 모래를 흥얼거리면서 화를 삭였던 거라.”
“어휴, 아무리 노래지만 섬뜩하네 그려. 실제로 그렇게 두들기지는 않았겠지만….”
“그렇지? 그런데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자넨 무지막지하게도 몽둥이로 나를 실제로 두들겨 패지 않았나.”
“아니, 그런 게 아니래도.”
“본래 다듬잇방망이는 ‘배가 너무 부르면 힘들어 다듬다가 옷감을 치기를 잘하고 같은 무게라도 힘이 들며, 배가 너무 안 부르면 다듬잇살이 펴지지 않고 손에 헤먹기가 쉽다’고 했다네.”
“어? 그건 윤오영 선생의 수필 「방망이 깎던 노인」에 나오는 얘기 아닌가?”
“아는구만. 그런데 자네는 ‘씨에미 마빡 뚝딱’ 노래 정도가 아니라 씨에미 마빡을 노리고 몽둥이를 휘두른 셈 아니냔 말일세.”
“아니, 난 그냥 그 느낌을 제대로 한 번 살려보려고….”
“허허, 자네 변명이 요새 그 사람들하고 비슷하네 그려.”
“누구 말인가?”
“누구긴. 명백히 무리한 수사로 물의를 일으키고도 ‘예우를 다했다’고 핑계를 대는 사람들 말이지.”
“에이, 아무리 그래도 나를 그런 사람들에게 비유를 하다니…. 도무지 참을 수가 없네. 가뜩이나 재임시에 펼친 여러 정책들은 마음에 안 들어 사사건건 반대를 외쳤어도 인간적으로는 참 괜찮았던 어른이 서거해 마음이 착잡한 판에….”
“허허, 화내지 말고 그만 삭이게.”

“벼룩의 등에 육간대청을 짓겠네”

“자네가 후안무치하다는 것이 아니라, 아무 생각 없이 ‘벼룩의 등에 육간대청을 짓겠다’고 덤비는 꼴이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란 뜻에서 그런 것일 뿐이네.”
“뭐? ‘벼룩의 등에 육간대청을 짓겠다’고 덤빈다고?”
“벼룩의 등이 아무리 넓어도 대청은커녕 널빤지 하나도 올려놓지 못하지 않는가?”
“당근이지.”
“하는 일이 이치에 어그러지고 도량이 좁음을 뜻하는 속담일세.”
“처음 듣는 속담이네.”
“자넨 생각보다 아는 게 별로 없는 모양이군.”
“비웃는 건가?”
“아니, 뭐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어디서 빈 깡통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안타까워서….”
“농담 그만하고, 어쨌든 요즘 ‘벼룩의 등에 육간대청을 짓겠다’고 덤비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탈이라는 생각이 드네.”
“허허, 금방 써먹네?”
“그래도 칼자루, 즉 권력과 자본을 쥐고 있다고 밀어붙이려고만 하니 답답한 일일세. 고 이병주 선생 말대로 ‘조국이 부재(不在)한 조국’이라고나 할까.”
“그래, 불행한 일이 이제 그만 일어났으면 좋겠는데, 더 일어날 것만 같아 심히 불안해지는 요즘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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