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허리가 깨져 척수가 흘러나온다

기사입력 2023.11.0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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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호영

    젊은 세대들이 신선한 비전을 원한다. 국민소득 삼만 불 시대에 고등학교, 대학을 다니고 자유 분망하며, 게임, 에스앤에스와 카페 문화 등에 익숙한 20, 30대를 멤젯 세대라 일컫는다. 그들은 독립적이며, 독창적인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전통적 조직문화에 수용되기를 거부한다. 그들의 세대관, 가치관과 미래 비전이 서로 부합하는 사회 환경이기를 기대하고 있다.

     

    대학에서 알오티씨 희망자가 없어서 군 초급 장교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대학, 그렇게 큰 대학에서 고작 4명의 초급 장교를 배출했다. 정성기 때에는 100여명이 배출된 대학이다. 서울의 한 대학, 알오티씨 선배들이 돈을 추렴해서 원룸을 얻어 주면서까지 후배들을 유치하고 있다. 이래도 지원자가 턱없이 부족하다. 육사 생도들도 저학년 때 자퇴하는 생도가 예년에 비해 늘었다. 군에 비전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군 자원이 일반적으로 부족하다. 티오를 완전히 채운 군 조직이 드물다. 사병들은 군 복부 기간이 짧아 맡은 업무에 숙달이 덜 된 상태에서 전역을 한다. 따라서 예비군의 전력이 약화되고 있다. 초급 간부 하사, 중사, 소위, 중위 등, 그들의 급여가 우선 적다. 초급 하사관이 이것 저것 떼고 받는 것이 100여만 원이다. 최저임금 시급이 1만 원인 시대에 초과근무까지 한 하사관의 급여 치고는 너무나 적다. 배달이나 편의점 알바 보다도 못하다고 하소연한다. 사병 특히 병장의 급여가 급격히 올라가고 있다. 하사 및 초급장교의 대우를 대폭 손보지 않는다면, 군 허리는 붕괴되고 말 것이다.

     

    하사관이나 초급 장교들에게 배정되는 숙소 환경이 너무나 열악하다. 그들의 숙소는 곰팡이 냄새가 진동한다. 그 냄새를 맡아 본 지도자가 없다. 11실을 우선 보장해야 한다. 1인당 거주 전용 면적을 최소 3평 내지 5평 이상 제공해야 한다. 가정을 꾸리고 있는 경우는 1인당 최소 12평 이상은 보장되어야 한다.

     

    전 정권 시절, 군 인적 자원의 부족을 과학 신무기로 대체한다고 한다. 이는 잘못된 발상이다. 적국과의 경쟁에서 인적 자원은 그 자체의 고도화로 대처해야 한다. 정치권이 무책임하게 사병 복무 단축을 한 결과 군 허리가 무너지고 있는 중이다. 더 이상 악화되기 전에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국방 인프라의 전면적인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사관의 열악한 급여 체계와 초급 장교의 복무 후 혜택, 가산제도 등에 관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알오티씨 소위가 전방 소대에 배치되면 병사들과 사회적 서열 가리기 게임에 들어간다. 급여는 얼마나 받는가? 학교는 어디를 나왔는가? 군 짠밥은 얼마나 먹었는가? 앞으로 얼마나 더 군에 있어야 하는가? 등으로 그들만의 가치관 경쟁 리그에 돌입한다. 신임 하사관과 초급 장교들이 그러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리더십을 확립해 나가기란 여간 힘들지 않다.

     

    군 현대화로 입 막음 해서는 안된다. 군 인적자원의 재 구조화가 우선이다. 무기의 현대화는 인적 자원이 제대로 작동할 대에만 가치를 발휘할 것이다. 포플리즘을 극복 못하면 안보에 큰 구멍을 메울 수가 없다. 군 복무 기간을 김대중 정부 때 12개월 줄이고 문재인 정부 때 또 6개월 줄였다. 현재는 18개월이다. 그리고 군 조직의 재구조화가 없는 현실에서 사병 급여 만 올렸다. 표를 얻은 수만큼 대한민국의 국방 특히 그 허리는 구멍이 송송 뚫려 있다. 신뢰도 잃고 국방도 잃은 최악의 상태를 극복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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