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계초등학교

기사입력 2023.09.1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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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명영(전 하동고 교장)

    ()축지초등학교 뒷문으로 나오니 마을 주차장이 있고 정자 옆에 돌을 찰흙 주무르듯 다듬은 비석을 볼 수 있다. 대축마을 입구에서 보았던 그 형태이며 하신대마을의 유래를 새겼다. 서기 1633년에는 예촌동(禮村洞)으로 불린 이곳은 본래 진주목 악양현의 지역으로서 새로 터를 잡았으므로 새터 또는 신대라 하였다. 숙종 28(1702) 하동군에 편입되고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신대와 신중을 합해 신대리라 했다. 현재는 하신대(비까리), 상신대(새몰)로 구성되어있다. 신대 아래쪽 마을을 볏가리 또는 빗가리라고도 함. 볏가리는 하신대를 지칭하는 지명으로서 가을 추수철에 볏가리가 많은 곳. 칠성바위는 하신대 촌전 도로변에 북두칠성처럼 7개의 돌이 놓여있다. 2006111

    정자 옆 도랑 건너 넓적바위가 있다. 그 앞에 검은 돌을 직육면체로 다듬고 칠성바위의 탄흔(彈痕)’을 새겼다. 19506.25사변으로 인해 옛 축지초등학교(19501999. 48. 졸업생수 3219)에 국군들이 주둔하고 있었다. 어느 날 바위를 향해 쏜 총탄 자국이 4,5개 있었으며 지금은 확실한 흔적 두 개가 뚜렷이 남아있다, 그 시절 전쟁의 참혹함을 후인들에게 상기시키기 위해 기록하노라. 201758. 자료제공자 악양면 신대리 손종일, 글쓴이 손원모

    ()축지초등학교 역사를 칠성바위의 탄흔안내문에서 볼 수 있었다. 1950년도에 개교하여 199948회 졸업식을 끝으로 폐교되고 졸업생수는 3219명이다. 개교 월일은 생략되었지만 전쟁 발발 약 4달 전에 개교한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겠다. 해방 그리고 총선거 정부수립, 전쟁 등 격동의 시기에 개교한 것은 악양민의 교육열이 얼마나 높은지를 알게 한다.

    ()매계초등학교로 향했다. 덕계마을과 취간으로 어감 좋은 취간림을 지나 악양면사무소에서 회남재로 길을 잡는다. 안내판 따라 정서마을, 화사별서, 정동마을, 부계마을을 지나자 갈림길이다. 저리가면 회남재요 이리가면 동메 등촌이다. 이리로 방향을 잡았다. 칠성봉과 형제봉이 합해지는 이곳은 바람과 구름이 만나 돌고 돌면서 하나로 된다. 바람은 나뭇잎을 흔들어 보이고 구름은 둥실둥실 피어나며 비()로써 소리를 들려준다.

    도로가에 기다란 자연석이 걸음을 멈추게 한다. 대리석 기단에 하동학생 야영수련원이라 새겼다. 오른쪽으로 높은 축담 위에 건물들이 나열되었고 아래로 꼼꼼히 손질된 잔디 구장이며 둘레에 산책로를 조성하였다. 울퉁불퉁 몸통을 드러낸 아름드리 벚나무, 아래에서 가지를 잘라 원뿔모양의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주는 히말라야시다.

    여기요. 여기를 보세요!’하는 소리 있어 시선을 거두어들인다. 백일홍 가지 아래 잡초에 가려진 표지석이다. 이곳 매계리 75번지는 매계초등학교가 있었던 곳입니다! 1946.9.1. 악양공립국민학교 매계분교장 설립, 1950.2.23. 매계공립국민학교 독립, 1998.2.23. 477명 졸업(졸업생수 2702), 1998.3.1. 악양초등학교에 통폐합, 1998.8.15. 매계초등학교총동창회 창립

    ()매계초등학교는 반원형 골짜기를 뒤로 계곡물 흐르는 방향으로 자리 잡았다. 교문을 찾는다. 히말라야시다 옆에 벽돌 기둥이 마주 보고 사이에 쇠사슬을 걸어 출입이 통제되었지만 감나무 사이로 길은 학생들이 꿈을 갖고 드나들었겠구나. 한쪽 기둥에 세로 홈이 있다. 학교 명패를 고정시켰던 자리이며 아래에 증 학구민 일동 1992.7.25’ 알림판은 자녀 교육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학생들이 즐겁게 운동장을 뛰놀다가 마주앉아 꿈을 이야기하던 의자는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점점 물소리가 커지고 눈에 들어오는 조형물이 있다. 붉은 벽돌로 하나 쌓아올린 첨성대이다. 동서남북으로 창문이 있고 위층은 자로 마무리하였다. 이곳은 청정지역으로 밤하늘을 보며 별 하나 콩콩 나 하나 콩콩 별 둘 콩콩하며 꿈을 키우고 별을 따다가 가슴에 심어라는 교육목표로 쌓아올린 듯하다.

    이 터에서 초등학교 시절을 보낸 졸업생들은 분야에서 찬란하게 빛을 낼 것이다. 따뜻한 마음과 가슴으로 동료를 대하고 한걸음 먼저 걷고 불굴의 정신으로 인생을 펼쳐나가는 모범을 보이기 때문이리라. 실로 명당 중의 명당에서 자리면서 세상 이치를 누구보다 잘 학습된 사람들이다.

    매계초등학교 총동창회본부 2007.4.8라는 간판이 현관 우측에 걸렸다. 폐교와 더불어 동창회도 폐문되거늘 뚜렷하게 새긴다는 것에 자부심과 긍지를 보여주고 있다. 폐교터 입구에 학교내력을 알 수 있게 표지석을 세움은 영원히 모교를 잊지 않겠다는 마음이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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