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쇼 무더운 여름을 씻어 내다

기사입력 2023.08.30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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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대통령이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장어를 한 손으로 잡고 들어 올렸다. 대한민국에 새로운 정치 마케팅이 시작되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지금까지는 대통령 또는 대선후보 등이 어시장에서 횟감 고기를 들어 올렸다. 그러나 메시지는 미미 했다. 영세 중소 상인들 사업 잘되게 밀어 드린다는 뜻 정도였다.

     

    이번 윤 대통령의 장어 쇼는 예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장어는 미끈미끈하여 손으로 잡아 들어 올리기 어렵다. 대개는 잡은 손은 장어를 놓치고 만다. 손은 상처를 입기 십상이다. 이번에는 미끈미끈하지만 잡은 손에서 빠지지 않도록 조치를 사전에 했다. 장어가 잘 빠져나가지 못하는 특수 천으로 장어를 둘려 싸고 그 천을 손으로 잡았다. 장어가 빠져나가지는 못했다. 대신 덩치가 큰 장어가 크게 요동을 한다. 덩치가 큰 윤 대통령도 상체가 휘청한다. 장어의 공중에서의 몸부림이 요란하다. 장어는 빠져나가지 못하고 아직 손아귀에 남아 있다.

     

    장어 쇼는 대한민국의 정치를 한 단계 높게 고상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성공한 정치 쇼다. 지금까지의 정치 쇼는 정치를 더욱 염증 나게 만들고 있다. 실패하는 정치 쇼를 이루는 구성 요소들이 있다. 메시지 전달에 실패한다. 이미지메이킹에 실패한다. 감흥(익사이팅)이 없다. 결국 손에 잡히거나 눈에 선한 게 없다. 남는 것은 짜증 뿐이다. 727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양평에서 정치 쇼 그만하라는 주민들로부터 야유를 받았다. 현장을 찾으면서 알맹이는 없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만을 보이는 경우 이를 보여 주기 용 정치 쇼라고 할 수 있다.

     

    초반, 주민들의 야유에도 굴하지 않고 원 장관은 뚝심 있게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지금까지 경과 및 원인, 현재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 문제를 제기한 야당에 명확한 사과 요구, 이후 사업 재개 과정 등을 천명했다. 이를 들은 주민들은 정치 쇼라는 이야기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주민 입장 즉 정치 소비자 입장에서 손에 잡히는 어떤 가치가 있으면 정치 현장 공연(퍼포먼스)는 성공한 것이다. 더 이상 실패하는 정치 쇼가 아니다.

     

    지난 2월 16일 검찰은 이재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였고, 법원 판사는 대통령 앞으로 체포동의 요구서를 발송했다. 윤 대통령이 결재한 이재명 체포 동의 요청서가 국회에 접수되었고 다수당인 야당이 이를 부결시켰다. 영장에는 수많은 혐의 사실들이 있지만 검찰은 가장 확실하다고 믿는 성남 에프씨 후원금 논란 건, 푸른 위례 프로젝트, 대장동 사업 논란 3건을 병합한 것이다. 검찰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되었다.

     

    이번 장어를 들어 올리는 장치 쇼는 은유의 고급 정치를 한 것이다. 은유는 직설 적이지 않다. 사물의 상태나 움직임을 암시적으로 나타내고자 한다. 체포 영장을 받은 이재명을 장어로 치고,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것을 장어가 주인이 잡은 손을 뿌리치고 빠져 나가고, 주인의 손에는 피가 비치는 모습으로 연결시켰다.

     

    이번 정치 쇼에서는 특수 천을 두른 손으로 장어를 잡았다. 장어가 빠져 나가지 못하는 것을 현장 공연하였다. 새로 치는 체포동의안은 자유 투표에 의해 가결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치 쇼의 원조는 이승만 대통령의 부산 정치 파동 때 우의마의 정치 쇼다. 소나 말 정도의 미물도 이대통령의 삼선을 지지한다는 당시 약간 썰렁한 정치 개그였다. 정치 소비자들은 야당의 은유적 반격을 지켜 보고 있다.

     

    지금 까지는 프레임 전쟁이 이었다. 메시지를 거두절미 하다 보니 왜곡되기도 하여 피해자가 발생하기 한다.  복잡한 정치 메시지를 단순화 시켜 정치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데에는 은유적 정치 쇼가 하나의 수단이 된다. 대한민국의 정치가 장어로부터 새롭게 도약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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