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회룡의 정겨운 하동말 이바구(176)

기사입력 2021.08.0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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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회룡의 정겨운 하동말 이바구(176)

     

    □ 탕을 치다 : 분탕질을 치다

    원찬 : 자네 밭에 어지도 산때지가 내리 와가꼬 엉마이진창을 맹글아비따매?

    연심 : 하아, 이것들이 매일 저닉만 되모 오디선가 새끼들꺼지 데불고 내리와가꼬 배차고 무시고 콩이고 깨고 숭구논 이파리 달린거는 싸악다 탕을 치삐사아서 큰일이다. 그물을 치도 안되고 비니루를 덮어도 안되고 천상 엽사(獵師)를 시이서 잡는거 아이모 별수가 엄껏다. 면사무소에 신고해가까꼬 안잡으모 올 농새 싹 망치삐것다.

    원찬 : 내도 자네 매이로 고라이고 산때지때매 골치가 아파죽것다. 근다꼬 혼재 밭에 가서 지키고 않아 있을 수도 엄꼬. 요새는 사램도 혼재 산에 가모 이놈들이 겁도 엄시 듬빈다이까. 몇해전에 추석절에 옥종서도 한사램이 산때지헌테 폴허고 허북지허고 물어 뜯깄다대. 골치는 골치이다.

    연심 : 정 안되모 군청애 신청해가꼬 전기울타리를 치등가 아이모 면사무소에 가서 쪼까내는 냄새풍기는 알게이 쫌 도라캐서 줄에다아 매달아 놔야지 벨수가 있능가.

    □ 사알디리 : 사흘이 멀다하고

    이장 : 아지매는 이 시상서 누가 젤로 좋아예? 할뱀니꺼 손잼니꺼?

    할매 : 아이가, 몽디로 뚜딜마아도 지 영갬이 좋타 안쿠던가. 사알디리 매를 마아도 영갬허고 정이 안떨어지고 영갬이 좋은기라.

    이장 : 사알디리 때리모 붙어 있일 사램이 누가 있어예? 요새겉으모 경찰에 신고를 해가꼬 영갬을 딱 잡아가삐라 캐야지예. 오새 시상에 뚜딜맞고 사는 사램이 어이 있다고예?

    할매 : 아이라. 그리해도 영갬이 젤로 낫다. 맞아도 영갬이 진정으로 때리까이. 썽이 나이까 때리는 기라. 그리해도 영갬이 좋고헌깨 한 바아 잔다. 그기 부부고 맺은 정이라. 열 두 폭 차양 밑에 맺인 정이라. 이전애 삼베 이불로 차양 12폭 쳐 놓고 그 밑에서 신부 혼례 헐 작에 그때 맺인 정이라. 그기 부부간 정이라.

    □ 나 : 나이

    원찬 : 자네 우리나라는 몇 가지 나가 있능고 아나? 내가 듣기로는 우리나라는 사람들은 한 네 가지 종류에 나가 있다고 안다. 집나허고 호적나허고 집만나허고 호적만 나다. 아아들 사망이 쌔애비뜬 베이비 붐 세대는 거진 실지 나이허고 호적 나이가 다리다. 한 2년 정돈가 살아야 호적애 입적하는 경우가 쌔애비따. 그런깨내 한국애 나이는 고무줄 나이라는 말도 있는기다.

    연심 : 내도 실지 나는 니보담 한 살 우에다. 앞으로는 내 보고 누야라 불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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