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회룡의 정겨운 하동말 이바구(170)

기사입력 2021.06.16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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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회룡의 정겨운 하동말 이바구(170)

     

    □ 니이농새(니이농새) : 누에농사

    원찬 : 니는 저어 포는 뻔디기 저거 좋아허나?

    연심 : 아니, 내는 저거 무글 줄 모린다. 에릴 때 니이 키운거 생각이 나서 에나 몬문다. 에릴 때 내는 니이방서 컷거등. 니이허고 항깨 묵고 자고 그리 살았다고 보모 되는기라. 70년 때 꺼지는 집집마다 거진 다 니이를 쳤거등. 나락농사 빼고는  소득이 좀 개한했거등. 니이가 알서 깨가꼬 뽕이파릴 묵고 다 커가꼬 꼬치를 지일 때꺼정, 한 덜 넘짓은 우리 식구들은 니이허고 한식구라. 잠실이 따로 엄신깨 니이 이것들이 큰방 자은방을 싸악다 차지해삐는기지. 니이 요것들이 커모 컬수록 방이 자꾸 배잡아져 가거등. 니이채반이 잠이 막 깬 니이 쩍엔 채반 한 개이던 기 이틀거리 사흘거리로 채반수가 늘어나능기라. 실니이서 손꼬락니이로 커갈 때쭘엔 채반이 천장꺼지 칭칭이 올라가능기라. 밤에는 덕허고 채반이 차지해삐린 아랫목 땜새 다리도 몬뻗고 식구들이 싹다 찡기서 새우잠을 자는기라. 방바닥은 또 아무리 씰고 씰어도 니이똥이 발에 볼피고. 방에 내미(냄새)도 억수로 나거등. 쌩풀 내미 겉기도 허고 거름 내미 겉기도 허고 여하튼간에 독헌 니이방 내미라 보모 되는기라.  

    니이들이 밥(뽕)을 물때가 되모 채반 우우서 싹다 머리를 들고 이래저래 내두르거등. 거기 뭐인고 허모 아이고 배고푼깨 밥주이소 허는 몸짓이라. 밥을 철철철 흐치주모 하리에 몇 차례썩 소리가 방에서 들리. 그러다아 인자 손꼬락맨큼 커삐리모 인자 섶에 오릴 준비를 허거등. 그때부터는 인자 밥을 잘 안묵고 채반 우게서 머리만 내 두리고 똥을 싸고 오좀을 누는기라. 그러고나모 이것들이 인자 섶에 올라가가꼬는 지 입에 실을 뽑아서 허연 고치를 맹그는기라. 한 사나알이모 대추 모냥, 땅콩 모냥의 고치들이 채반마다 허연 명주실 꽃을 피워내능기지. 할매가 고치를 흔들어보고 뻔디기가 다 됐다 싶으모 모도다 따가꼬서 소쿠리에 담거등.. 그리허고는 채반도 덕도 모도다 거다서 내능기라. 니이가 싸악다 나가삐린 방은 갑재기 넓어지

    가꼬서 얼마간은 허전허기도 허고 한도없이 서글퍼지기도 헌 기억이 아즉 있는기라. 그런 생각때매 내는 뻔디기를 몬묵것더라. 니나 마이 묵어라. 맛은 있다 쿠대.

    □ 무시꼬래이도 엄따 : (음식 등이) 먹을 게 너무 없다.

    종한 : 아요, 자네 어지깨 그집 집들이 잘 댕기 왔능가?

    영주 : 하모. 댕기오긴 댕기 왔지. 갔더마 물끼 엄서서 그렇지.

    종한 : 와아? 집들인디 물끼 엄떤가?

    영주 : 하모. 내 살다살다 그리 집들이 신경 안썬 집은 첨 젂어본다. 얼매나 물끼 엄시모 제분으로 찍어 물끼 무시꼬래이도 엄떠라. 얼매나 물끼엄섰시모 내는 고마 배차짐치마 제분으로 끄적끄적 묵는 숭내마 내다 왔다.

    종한 : 이담애 그 친구 만내모 배깥에서 맛있능거 사라고 한번 내가 말을 허꾸마. 그칭구도 양심이 있이모 함 안사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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