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회룡의 정겨운 하동말 이바구<168>

기사입력 2021.06.0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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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회룡의 정겨운 하동말 이바구<168>

     

    □ 술지정 : 술주정

    사위 : 장모님, 재인영감이 술을 억수로 좋아 허신능갑네예?

    장모 : 하모. 자네 재인영감이 술이야 쿠모 자다가도 벌떡 일난다. 절믄시절에 오디 댕기오모 술이 취해가꼬 고마 질섶에 술이 취해모 어디든지 이래 꼬꾸라지 잔다. 고마 술지정도 엄꼬 자는기 술지정이라. 술마 깨모 인자 집에 오고.

    사위 : 그러모 1년 365일 중에 술 안자신 날은예?

    장모 : 엄지. 심(목숨)이 넘어가도록 까정 술을 잡샀인깨. 아푸시도 잡사따. 함부래 이서방 자네는 술좀 작끼 마시. 아직 마누래도 있고 자석 새끼들도 있고헌깨. 내가 제발 부탁허네.

     

    □ 진틀밭 : 물이 지저분하게 솟는 밭

    원찬 : 부모님이 다 돌아가시서 서당골 진틀밭 거거 내가 농새 함 지이 볼라떠마 내는 진틀밭 묵후모 묵핬지 몬짓것따.

    연심 : 농새 짓능기 그리 쉬운줄 알았능가배? 농새 이거는 아무나 짓능기 아인기라. 농새 짓는거 맹큼 에러븐기 엄는기라. 농새는 귀로 듣는거 보다는 눈으로 보는기, 눈으로 보는거 보다는 내가 직접 지이 보는기 우리 머리허고 몸으로 기억이 되고 이해가 되능기라. 먼말인고 허모 농새를 잘 짓는 방법은 특별허거로 기술이나 비법이 있는기 아이라 그말이라. 예측불가능헌 기후변화 시대에 내가 질우고 있는 작물에 생육특성을 잘 알고 그기에 따악 맞기 관리를 허고 환경을 맹글아 주는 기 기술이고 비법이라 생각허모 되능기라. 

     

    □ 기부이 조타 : 기분이 좋다

    원찬 : 아지매요, 요새 아들때매 기부이 조은갑내요?

    연심 : 하모. 먼저 간 영갬 때매 모질기 모질기 평생 울 일마(일만) 쌔앴더마 장성헌 우리 큰 아(아들)가 이 옴마를 이고 산다. 옴마가 이날 이적지꺼지 고상헌 기 안쓰러번가 인자는 펜키 살자칸다. 태풍 불다 자부는 잠 매이로 인자는 아들 때미 살 만허다. 내는 딸이 엄서도 우리 큰 아가 딸 몫꺼정 해준깨 아들이 젤로 좋타.

     

    □ (연기가) 타고들다 : (연기가) 스며들다

    비가 오끼까 험시로 중얼중얼 파스를 찾는 우리 옴마. 그리 허시모 에나 틀림엄시 비가 오는 기라예. 아매도 우리 옴마 신경통허고 날씨가 우리 몰래 무신 짝짜쿵을 허는긴지 몰라도 아야아야 우리 옴마 어깨 아픈거매이로 낑낑 댐시로 비가 오는 기라예. 아부지는 솔깨이가지로 부석아구지에 군불을 땜시로 지침을 허심니다. 매분 연기가 눅눅헌 흙 베름빡 새애로 타고들모 옴마 신음소리도 아부지 지침소리도 타고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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