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회룡의 정겨운 하동말 이바구(140)

기사입력 2020.11.09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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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회룡의 정겨운 하동말 이바구(140) 

     

    □ 소낭구 : 소나무

    동네이장 : 아지매예, 저 소낭구허고 산은 가마이 있는대 와 우리 사램은 죽자살자 일을 해야 허꾸예?

    아지매 : 우리 사램은 직업이 있인깨내 일해야지. 일해야 묵고 살지. 자네도 일을 항깨 자석들 믹이 살리고 그린 헌다 아인가배.

    동네이장 : 사램도 저 소낭구나 산 매이로 근심 걱정 엄시 가마이 있이모 안돼예? 세월은 똑같이 보내는대예.

    아지매 : 죽으모 가마이 있으낀디 뭐드러 볼씨로 가마이 있일라고 허는가?

    동네이장 : 심이 보치모 일을 몬한다 아입니까?

    아지매 : 하아, 내도 인자 심이 보치서 마이 몬헌다.

    동네이장 : 아지매 내는 다시 태어나모 소낭구가 되고 시퍼예.

    아지매 : 내는 개로 태어날까 시푸다.

    동네이장 : 와예? 개가 뭐가 좋다꾸예?

    아지매 : 맨날 묵구 자고 놀고. 묵구 자고 놀고. 개팔자가 상팔자라고 안허던가배. 가마이 자빠졌은깨. 그리 걱정 엄시 살고 잡내. 다시 태어난다모. 사램이 개 되기가 에나로 힘든 갑서.

    □ 싹다(싸악다, 모도다) : 모두다. 전부다

    사위 : 장모님예, 오래 사는기 다 좋은기 아니지예?

    장모 : 하모, 오래 산다꼬 다 좋으모 세상이 우찌 될라꼬? 싹다 영감 할마이 빼끼 엄꾸로?

    사위 : 우찌 살아야 값서치 있구로 사는기꾸예?

    장모 : 인날 어른들이 70이 넘두록 영감 챙기주는기 제일 복이 만타 그리 캤는데, 내가 62살에 영감이 돌아가싰거등. 아~ 그 소리가 에나 좋은 소리다 그리 생각이 드는기라.

    사위 : 아, 오래사는기 무조건 중요헌기 아이네예?

    장모 : 부부가 항깨 백년해로허는기 그기 존기라. 혼채 오래 살아봐야 소용엄서. 시어른들이 모도 80세에 돌아가싯꺼등. 남편이 나보담 7살 우우라 일칙 돌아가실까바 시아바이 맹큼만 사소, 시아바이 맹큼만 사소 그리헌깨 눈치헌다꼬 막 눈치를 허더라꼬. 아이고 내 눈치 안허깨. 그랬거등. 그런깨 우리 남편이 니 눈치안조도 내 그리 사깨. 80살까지 살아서 잘해주꾸마! 걱정마래이, 그리 쿠더마 그해에 병이 나더라고. 그러더마 병원가서 진찰도 몬 받아보고 그리 가삣어. 혼재 산깨 농새고 뭐고 항개도 재미도 엄서, 영감 할매 항깨 농사지서 자석들 마이 주고 싶은 마음 뿌이지. 얼매나 우리 영감이 자석들 챙기 주는 걸 좋아했는디. 항깨 있었이모 좋다 쿠낀대 그런기지 뭐, 다음 생에 태어나모 그때는 꼭 우리 영감허고 항깨 오래 오래 살아보끼라. 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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