七왕자 머나먼 구도의 길(Ⅲ)

기사입력 2023.06.0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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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명영(전 하동고 교장)

    우리는 중국의 후한 말 위촉오 역사에 친숙하다. 고구려 신라 백제의 영웅 보다 조조 유비 손권, 제갈량, 주유 등을 잘 알고 있다. 책은 재미가 있어야 읽혀지는 것이다. 역사책을 애독하는 사람은 소수일 것이다!

    위촉오 역사서는 三國志(삼국지)이며 280년에 진수가 기전체로 편찬하였다. 제왕의 전기는 본기(本紀)이며 신하의 전기는 열전(列傳)으로 구성되어 조조는 무제. 유비는 선주, 손권은 오주, 제갈량은 재갈량, 주유는 주유등이다.

    원나라 말 나관중은 당시 유행하던 창극의 대사와 1000여년 이상 민간에 전해오던 영웅담을 중심으로 정사 三國志를 편집하여 사실을 부연하여 재미있고 알기 쉽게 설명한다.’는 칠실삼허(七實三虛)의 삼국지연의를 완성하였다. 줄거리를 이어주는 극적 내용과 나관중의 창의적 표현 대목이 三虛에 해당된다. 정사 三國志를 편집한 삼국지연의를 한글로 옮겨 삼국지로 출판되니 이름은 三國志로 돌아온 것이다. 한글 삼국지를 소설 삼국지로 알고 읽어야 할 것이다.

    어린이에게 여기는 수렁이니 들어가지 마라!”고 하면 호기심으로 한 발을 담가 보다가 몸이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된다. 흥미에 빠지면 어느 부분이 허구인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조선 선조의 시강원 기대승은 나관중을 무뢰(無賴)한 자라고 적시(摘示)하고 잡된 말을 고담처럼 엮었다고 정확하게 삼국지연의를 평가하였다.

    정사 三國志에 적벽대전의 기록은 위서 무제기 건안 13(208) 12, 조조는 적벽에 도착하여 유비와 싸웠지만 형세가 불리했다. 이때 역병(전염병)이 크게 유행하여 관리와 병사를 많이 잃었으므로 조조는 군대를 이끌고 돌아왔다.” 몇 줄로 기록되었다.

    소설 삼국지에는 제갈량이 기괴한 전술로 조조군 10만개 화살을 빌려온다. 오나라 대도독 주유에게 남병산에다 칠성단을 쌓고 군사 120명 손에 기번을 잡고 단을 둘러싸고 서있도록 해주면, 동남풍을 빌려오겠다고 호언장담한다. 화공으로 조조진영을 불태웠다는 것은 소설적 표현으로 허구이다.

    위촉오 역사를 다룬 소설 삼국지의 책장을 덮자 그 외 나라는 낯설다. 사마염이 삼국을 서진(西晉)으로 통일하고 흉노족이 내려와 서진을 멸망시키고 흉노선비강의 이민족이 16개의 왕조를 세워 516국이다. 양자강 이남으로 쫓겨 내려간 서진의 한족(漢族) 귀족들은 동진(東晉)을 세웠다. 송의 유유가 동진을 멸망시켜 통일하고, 북부에는 북위가 차지하여 바야흐로 남북조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우리나라에 공인된 불교 전래로서 고구려는 소수림왕 2(372)516국 전진(前秦)의 왕 부견이 순도에게 불상 및 경문을 보냈다. 백제는 침류왕 원년(384)에 동진(東晉)을 거쳐 인도승 마라난타에 의한다. 신라는 법흥왕 14(527) 이차돈 순교로 공인되었다. 마침내 참수되니 목에서 흰 피가 하늘로 솟구치는 이변이 생긴 것이다. 아뿔싸, 이름은 이차돈이 아니라 박염촉(朴猒髑)이란다.

    장유사 사리탑 옆 가락국사장유화상기적비(駕洛國師長遊和尙紀蹟碑)에 장유화상과 왕자의 행적을 기록하였다.

    화상의 성은 허씨이며 이름은 보옥으로 아유타국 왕자이다. 가락국 시조 수로왕 건국 7년에 보주태후(普州太后) 허씨 아유타국 공주가 부모의 분부를 받고 가야로 건너와서 수로왕의 배필이 되었다. 수십명의 일행을 감호한 이가 화상이니 태후의 오빠다. 화상은 부귀를 뜬구름같이 보고 티끌세상을 초연하여 불모산으로 들어가 오래 머물며(長遊) 나오지 않았으므로 장유화상이라 하였다. 만년에 가락국 왕자와 방장산(지리산)에 들어가 성불했으니 하동 칠불사가 그 장소다.’

    불교는 대승(大乘)소승(小乘)으로 구분된다. ()은 수레라는 뜻으로 중생을 깨달음의 피안에 이르게 하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말한다. 대승이란 온갖 중생을 모두 태워 피안으로 이르게 하는 것으로 중국에서 발전된 되었다. 소승이 대승교리의 기초가 되므로 근본사상은 같다 할 것이다. 소승은 자기만의 해탈을 목적으로 삼고 대승은 자기와 타인의 이로움을 함께 추구하는 보살도를 강조한다.

    허왕후는 성불하는 아들들을 영지에 비친 모습만 바라보았다. 석가모니는 어머니를 위하여 도리천으로 올라가 설법을 했다. 왕자는 어머니에게 한마디 설법도 없었다. 무심타 무심해!

    이 땅에 장유화상은 소승불교를 퍼뜨리고 칠불사는 꽃 피운 절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4(四國) 가야불교 체계 정리를 위하여 장유화상에 대한 연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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