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선은 본이름인가 안명영(전 하동고 교장)

기사입력 2021.10.0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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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조선은 본이름인가

     

    안명영(전 하동고 교장) 

     

     태어나 스스로 이름을 밝히지 아니하니 이름을 지어 주어야 한다. 

    이름은 일생을 관통하는 것이라 부르기 좋고 의미가 충만하도록 신중하게 작명하게 된다. 

     모르고 할아버지와 같은 이름을 지었는데 알게 되면 조부를 머리에 이고 사는 격이다. 조부와 같은 이름이거나 부득이한 경우 개명한다. 하물며 국명은 역사가 되어 겨레와 영원하기에 국호를 제정하는 일은 중대하다.  

     우리의 최초 나라는 기원전 2333년 단군 왕검이 세운 고조선(古朝鮮)이라고 초등학교 선생님이 판서하면 또박또박 옮기면서 익히고 출제 1순위로 보고 또 보고 확인하였다. 심층학습으로 당해 서기 년도에 2333년을 더하면 우리의 유구한 역사가 되고,

     우리가 물이라면 새암이 있고

     우리기 나무라면 뿌리가 있고

     이 나라 한아바님은 단군이시니.

    라는 개천절 노래를 부르고 불렀다. 

     과연 단군 왕검은 나라 이름을 고조선이라고 했을까. 

    나라 이름을 古을 사용하여 古朝鮮이라고 불린다. 오래 된다는 古가 있으니 새롭다는 신(新)을 사용하여 新朝鮮이 있어야 한다는 의문도 갖지 못하고 세월을 보냈다.

     “고조선은 본이름인가요?”

    라는 손자의 예상 질문에 명쾌한 정답을 정리해야겠는데…. 

     사마천은 ‘이릉의 화’를 당하여 감옥에 갇혔다. 사형선고가 내렸지만 사기(史記)를 완성하기 위해 궁형을 자청하여 풀려난다. 그는 초인적 정신력으로 고통을 이겨내고, 

     기원전 91년에 오제로부터 당대까지 3000년의 통사를 기전체로 정리하여 중국 최고 역사서 史記를 남겼다. 사마천은 2남 1녀를 두어 후손 사마휘는 제갈량 스승이 되고 사마의는 진(晉)의 선제가 되었다. 

     사기(사마천 지음, 김영수 옮김)에 우리의 역사에 관해 조선이라는 최초 기록이 있다. “기원전 109년 한무제는 조선(朝鮮) 정벌에 나섰다. 이듬해 조선이 항복해 이 지역에 4군을 설치하였다(지금의 요녕성과 길림성 및 한반도 북부를 차지하고 있던 고조선을 가리킨다. BC 108년 한의 공격과 내분으로 나라가 망했다.)”

     이성계가 세운 나라는 조선이다. 

     조선왕조실록 태조 1년 11월 29일 병오 1번째 기사. 

     국호를 화령과 조선으로 정하여 황제의 재가를 청하는 주문.

     예문관 학사 한상질을 중국 남경에 보내어 조선과 화령으로써 국호를 고치기를 청하게 하였다. 이듬해 2월 15일. 한상질이 와서 예부의 공식문서를 전하니,  그 자문(咨文)을 요약하면, “동이(東夷)의 국호(國號)에 다만 조선(朝鮮)의 칭호가 아름답고, 또 이것이 전래한 지가 오래 되었으니, 그 명칭을 근본하여 본받을 것이며, 하늘을 본받아 백성을 다스려서 후사를 영구히 번성하게 하라.” 

     주원장이 ‘조선을 오래 전에 전래된 이름’이라고 한 것은 史記에 조선으로 기록되었기 때문이리라. 

     고조선이란 명칭의 처음 등장은 고려 충렬왕 7년(1281) 일연이 편찬한 삼국유사이다. ‘고조선조’는 삼국유사의 첫머리이자 단군 관계 사료로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기록이다. 위만조선과 구분하기 위해 단군 왕검이 세운 단군조선을 고조선이라 하였다. 

     고려 충렬왕 13년(1287)에 출간된 이승휴의 제왕운기에서는 단군조선을 전조선, 기자조선을 후조선, 위만의 찬탈이라 하였다. 중국 한나라를 왕망이 세운 신(新)나라를 기준으로 전・후한으로 구분한 것과 유사하다.

     일연은 삼국유사를 집필하면서 112년 뒤에 이성계가 건국할 조선을 알고 고조선이라 했을까. 이는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일연은 단군조선에 한하여 고조선이란 용어를 사용한 것이다.

     국명을 연결하면 민족의 역사가 된다. 우리의 최초 나라는 ‘조선’이 본이름이며 고조선은 단군조선을 위만조선과 구분을 위한 후명으로 알려진다. 

     오늘날 주원장이 간택한 이성계의 조선과 구분하기 위하여 단군이 새운 조선을 고조선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이는 단국조선에 기자・위만조선이 포함된 것으로 해석되는데 어떤 기록에 근거하는지 정리되어야겠다. 

     우리나라의 헝클어진 초기 역사를 정리하여 널리 알려야겠다. 

    이는 국격을 높이는 일이며 후세를 떳떳하게 대하게 되는 것이다. 바른 이름은 정직(正直)이고 정법(正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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