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몫을 다한 한 청년 - 여호영

기사입력 2021.07.0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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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몫을 다한 한 청년 

                                                     여호영

    입사한지 채 일년도 안된 신입사원 설함 안에 보험료로 받은 거액을 표시한 도큐먼트가 들어 있다. 다음날 출근하여 보험 가입을 처리해도 된다. 신입사원은 선배 사원으로부터 들은 것이 있다. 보험 가입 건은 꼭 당일 처리하고 퇴근해야 한다는 것이 떠오른다. 신입사원은 직원들과 회식이 끝난 다음 다시 회사로 돌아 왔다. 설합 속에 받아 놓은 보험료 및 서류를 꺼냈다. 고객이 원한 보험 청약 서류를 완성하여 텔렉스로 원수 보험사에 부보를 넣은 것이다. 손보 풀을 통해 10개의 원수 보험사가 참여하고 있다. 텔렉스로 보험이 적법하게 체결되었음을 확인 받았다. 그날 저녁 00시를 기하여 고객사 공장을 목적물로하는 화재보험 계약이 성립된것이다. 

     

    다음날 74년 1월23일 하오 현대 한국화재사상 가장 큰 화재가 구미공단에서 발생했다. 윤성방적 화재다. 2만 여 평에 공장이 불에 타고 있다. 연기가 지상 오백 미터나 올라갔다. 원면을 혼타면부에서는 두드려 가늘게 만들면서 실을 뽑고 다래(추)에 감아 방직 공장으로 보내는 공정을 처리하는 곳이다. 원면 먼지가 전등갓에 쌓여 있다가 전등이 가열되어 발화된 것이다. 물은 얼어 소화전에선 물이 안 나온다. 4킬로나 떨어진 구미읍에서 물을 길어 온다. 그 물로 큰 불을 끄기에 역부족이다. 당시 구미읍 소방시설로는 수동 펌프 카 2대뿐이었다. 인근 도시에 있는 모든 소방차들이 동원되었다. 길어온 물을 소방차로 옮겨 담아 호스로 물을 품어 내니 진화 효율은 역대 최저 수준이었다. 공장이 전소된 후에야 불은 잡혔다.

     

    윤성방적은 재일교포 서갑호가 고국에 출자하여 세운 공장이다. 서갑호는 일본에서 사업으로 출세한 인물이다. 롯데 신격호와 동향이다. 둘다 경북 울주군 출신이다. 초등학교를 마치고 홀혈 단신 도일했다. 바닥에서부터 크기 시작했다. 대동아 전쟁 시기다. 서갑호는 전시에는 군수물자가 필요하고 특히 군복은 군 민간에 모두 필수불가결한 물자라고 판단한다. 방적에 필이 꽂혔다. 방적 기술을 배웠다. 번 돈을 가지고 방적 공작을 차렸다. 꾀나 부를 축적 했다. 재일교포 사회에서는 관동에 신격호 관서에 서갑호라는 말이 유행했다. 서갑호는 번 돈을 번듯하게 고국을 위해 썼다.  48년 한국이 독립되어 재일본 대표부를 설립하게 되었다. 당시 한국은 외화가 없어 재일 대표부 부지를 마련 못해 난감한 처지에 있었다. 이때 서갑호는 동경내 유서 깊은 부지를 매입하여 한국 대표부가 자리 잡도록 임대해 주었다. 5.16이후 박정희 대통령의 재일동포 고국 투자유치 정책에 따라 서갑호는 대표부 부지를 한국정부에 헌성하게 된다. 서울 영등포에 방림방적이라는 건국이래 최대 공장을 짓는다. 구미에 있는 윤성방적은 방림방적의 자회사 격이다.  

     

    윤성방적은 화재보험가입총액이 1백71억이었다. 74년 당시 화폐가치는 지금의 약 20배 정도였다.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대략 3천억 가량 된다. 서갑호는 화재현장을 진두지휘한다.  모든 공장이 전소된 후, 서갑호는 말한다. 직원 감원은 없다. 여공 1200명중 350명을 서울 방림방적으로 전배 조치하고 나머지 여공들은 기숙사는 다행이 온전 하니 기숙사에 대기하도록 했다. 주위를 수습하고 난 후 서갑호는 어제 결제한 화재보험건이 어떻게 되었는지 확인해 보았다. 당연히 부보가 안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경리담당 중역이 화재보험사에 확인하여 보았다. 화재보험 부보가 완료되어 화재보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윤성방적의 화재로 손보 업계 화재보험손해율이 161.6%로 상승했다. 손보사들은 그해 수입한 보험료의 1.6배를 보험금으로 지불한 것이다. 평소 서갑호는 오블리스 노블리제의 전형이었다. 서갑호는 감격한다. 젊은이가 이렇게 책임감을 가지고 고객의 절체절명의 위기를 구해준 것에. 서갑호는 담당 중역에게 명령한다. 그 젊은이에게 벤츠 한대를 선물 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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