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중문 우문술은 형제인가 안명영(전 하동고 교장)

기사입력 2021.06.16 22:28

SNS 공유하기

fa tw
  • ba
  • ka ks url

    우중문 우문술은 형제인가

     

    안명영(전 하동고 교장)

     

     역사에 실제로 있는 사실을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을 덧붙여 재미있고 알기 쉽게 구성한 연의演義)소설 즉 역사소설에서 사실(史實)의 한계는 어디까지로 알고 읽어야 할까?

     고구려와 수나라의 국운을 건 전쟁이 있었다. 한국사 및 세계 전사에 길이 평가되는 살수대첩이다. 을지문덕 장군의 유인 작전과 물을 이용하여 수나라 별동군을 물리친다. 우중문에게 보내는 오언시는 유인작전의 백미가 아니던가. 우중문(于仲文)과 우문술(宇文述)이 혼비백산하여 도망가는 모습은 당태종의 요동 진흙 밭에서 허둥대는 행색을 당겨 보는 듯하다. 

     우중문, 우문술은 수나라 별동대 30만 5천명을 지휘한 장군들이다. 을지문덕 장군의 신출귀몰한 작전으로 2700여 명만 겨우 살아 돌아갔다는 살수대첩의 중심에 있었던 두 장군의 이름에서 ‘우’와 ‘문’의 두 글자를 공유하여 특별한 관계로 엮어지기 쉽다. 

     우중문과 우문술의 관계를 인터넷에 검색하면, 우중문, 우문술 형제의 30만 별동부대는 을지문덕 장군에게 몰살을 당하면서 국운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수나라가 역사에서 지워집니다…. 수륙양동작전은 처참하게 무너졌다. 우중문 우문술 형제의 30만 별동대는 수장돼 2700명만이 목숨을 건졌으니….

     소설 청야에서 대화를 옮기고 있다. 

    “형님! 을지문덕에게 우리가 놀아난 꼴입니다.” 

    장군 우문술은 이렇게 낙담했다. 

    “아우가 항복을 기다려보자고 해서 일이 이렇게 된 것 아닌가.”

    우중문은 아우 우문술에게 화를 냈다.

     우문술과 우중문은 좌・우익위대장군으로 우문술이 상위인데 우중문을 형 그리고 상급자로 기술하고 있다. 

     于仲文은 하남군 낙양 사람이다. 북주 때 출사하여 울지형의 난에 하남 지방을 맡아 토벌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였다. 소설 삼국지에 우금(于禁)이 등장한다. 청주병을 소탕하여 조조의 칭찬을 받아 익수정후에 봉해지고, 조조를 따라 정벌 전쟁에 나서 장료 서황 등과 이름을 나란히 하였으며 호위장군·좌장군 등을 역임했다. 

     宇文述의 아들들은 수양제의 총애를 받아 근위장이였던 우문화급과 우문지급, 우문혜급이며 손자는 우문승기 등이다. 우문화급은 반란을 일으켜 수양제를 처형하고 그의 조카를 황제로 추대하고 승상이 되었다. 

     우중문의 성은 于이며 우문술의 성은 宇文이다. 두 사람은 혈연관계는 될 수 없지만 호형호제하는 사이는 가능하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형님 아우’라는 호칭을 사용한다는 것은 작가의 비약이 아닐까.

      을지문덕은 적을 교란하고 동태를 살피기 위해 적진에 직접 찾아간다. 우중문은 을지문덕을 놓아준 것을 후회하여 잡아들이려 뒤쫓았지만 이미 압록강을 건너지 한참 지났다. 을지문덕은 시를 지어 우중문에게 보낸다.

      신기한 책략은 하늘의 이치를 다했고(神策究天文)  오묘한 계책은 땅의 이치를 다했다.(妙算窮地理)  전쟁에서 이긴 공이 이미 높으니(戰勝功旣高)  만족함을 알고 그만두기를 바란다(知足願云止) 

     삼국사기에 ‘을지문덕은 조상이 누구인지 집안 내력은 자세하지 않다. 성격은 침착하고 용맹스러우며, 지략이 뛰어나고 글을 지을 줄 알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역사소설은 내용이 사실과 부합되면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진다. 

    이는 작가가 제공하는 상황 속을 마음대로 넘나들면서 간접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알고 있던 역사적 사실과 다르면 왜 그런가?’하는 의문에 빠져 책장을 넘기기 어렵게 된다. 사전 지식이 없거나 재미에 빠져 정사와 다르게 인지되면 작가의 상상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게 된다. 삼국지를 각색한 삼국지연의를 우리말로 옮긴 역사소설에 ‘소설 삼국지’가 바른 책명이 되는 것이다. 

      “선생님! 살수대첩에 나오는 수나라 두 장군의 이름이 비슷해서 헛갈려요. 형제라고 인터넷과 책에서 본 적이 있는데 그런가요? 누가 형이며 계급은 누가 더 높습니까?”라는 학생의 질문에 뭐라고 답변을 해야 할까.

     

     

     

    backward top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