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紙上에 처음 公開되는 河東의 茶詩 散策(174) 역자(譯者) 정경문(茗谷 鄭慶文)

하동신문 0 136

紙上에 처음 公開되는 

河東의 茶詩 散策(174)

 

역자(譯者) 정경문(茗谷 鄭慶文)

效回文體(효회문체)

백곡 처능(白谷 處能)

- 회문체를 본따서 짓다 -

深菴草逕細盤崖(심암초경세반애) 깊은 암자 풀숲 길은 벼랑을 따라가고,

遠遠歸僧伴噪鴉(원원귀승반조아) 먼길 다녀온 스님 까마귀 울음 벗 삼네.

林竹暎雲迷澗石(임죽영운미간석) 대숲에 구름 가려 냇물 돌은 희미하고,

岸花低日落汀沙(안화저일락정사) 강가 꽃에 내린 해 모래밭에 떨어지네.

 

心初定後三杯酒(심초정후삼배주) 마음이 고요해진 후엔 석 잔의 술이요,

興逸飛時一椀茶(흥일비시일완다) 흥이 솟구칠 때에는 茶 한 잔을 마시네.

今古變移推往事(금고변이추왕사) 고금은 바뀌는데 지난 일을 생각하면,

琴絃七曲韻橫斜(금현칠곡운횡사) 거문고 줄의 七曲 소리가 비껴 울리네.

草逕(초경) : 풀숲 길.          盤崖(반애) : 벼랑.

遠遠(원원) : 멀다. 아득하다.   噪鴉(조아) : 까마귀 울음.

澗石(간석) : 시냇물 속의 돌.   汀沙(정사) : 물가 모래밭.

變移(변이) : 세월이 흐름에 따라 변하여 바뀜.

琴絃(금현) : 거문고의 줄.

回文體(회문체) : 한시체(漢詩體)의 한 종류로, 바로 읽거나, 거꾸로 읽거나, 세로, 가로로 읽어도 뜻이 성립하는 詩. 진(晋)의 소백왕(蘇伯王)의 아내가 지은 반중시(盤中詩)가 그 시초이다.

 

 

백곡 처능[白谷 處能.1619(광해9)~1680(숙종6)]. 조선 후기 승려. 俗姓:김씨(金氏). 字:신수(愼守). 法名:처능(處能), 法號:백곡(白谷). 12세에 의현(義賢)에게 글을 배우다가 출가했다. 지리산 쌍계사(雙磎寺)의 벽암각성(碧岩覺性.1575~1660)을 찾아뵙고 각성의 문하에서  23년 동안 수선(修禪)과 내전(內典)을 익혀 그의 법을 이어받았다. 저서 《대각등계집(大覺登階集)》, 《백곡집(白谷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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