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감 이경숙

하동신문 0 115

유감

 

이경숙

 

시골집의 여름과 겨울은 아파트에서 느꼈던 것과 사뭇 다르다. 불쾌할 정도로 덥거나 시리도록 춥다. 그래서 이것저것 시도해보는 냉난방장치는 결국 전기를 사용하는 것들이 많았고 그 비용도 만만치 않다. 

가끔씩 걸려오는 태양광에 대한 전화를 받은 적이 있었다. 방문한다던 사람들은 오지 않았다. 후에 시설을 한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니 아마도 다녀가거나 사전 조사를 했고, 일조량이 많지 않아서 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덧붙여서 가정용을 신청해보라고 하면서.

얼마 전 면사무소 근처 태양광을 신청하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하동군 마크와 업체 마크가 나란히 찍힌. 관심을 가지고 있던 터라 문의를 하고 서류를 받았다. 이것저것 작성하고 면사무소에서 발급 받아 보내라는 서류가 많았다. 한전에서 일 년 사용한 전기량도 팩스로 보내라고 했다. 서류를 작성하는데 설치하지도 않은 시설설치확인서에 서명 날인해서 보내란다. 이런 엉터리 사업체에 맡겨도 될까 의구심이 들었다. 업체에 전화해서 물으니 편의상 그렇게 한다고 했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릴 하냐고 하니까 그럼 확인서는 안보내도 된다고 말을 바꾸었다. 하동군청 담당과에 전화를 했다. 담당자는 연가중이라 자리에 없었고, 다음날 전화를 드리겠노라 했다. 

다음날 오전 기다리는 전화는 오지 않았고 11시쯤에 군청에 전화를 했다. 그 업체가 군청에서 선정한 믿을만한 곳인지 알고 싶었다. 돌아온 대답은 하동군과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한다. 그럼 왜 하동군마크가 있냐고 묻자 우리가 일일이 알 수가 없단다. 참 난감한 대답에 화가 났다. 면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면사무소 옆에 붙은 현수막을 알 수가 없다니 무슨 그런 황당한 대답이 있냐고 했더니 왜 성을 내냐고 따진다. 현수막을 걸때도 절차가 있어서 누구나 아무 곳에나 걸 수가 없는 걸로 알고 있다. 옥신각신 말이 오고갔다. 얼굴이라도 보러간다니까 들어오라며 맞받아쳤다. 

군민이 보는 하동군 마크는 신뢰를 가지고 있어 안심의 조건이 된다. 나도 하동군마크가 있어 처음에 의심하지 않고 전화를 했고 서류를 받았다. 업체에서 원하는대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의문이 생겼고 그 의문을 해결하려고 군청에 전화를 했다. 그런 민원인에게 대하는 태도가 심히 유감스러웠다. 아무런 상관없는 업체가 버젓이 현수막을 내걸었더라도 관리를 소홀히 한 탓이라고 생각한다. 냉랭하고 사무적인 목소리로 상관없다고만 하면 끝인지 묻고 싶다. 다행히 뒷날 현수막이 사라졌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군청홈페이지를 방문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