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칼럼

배꼽 착륙 남의 일이 아니다 여호영

하동신문 0 180

 

배꼽 착륙 남의 일이 아니다

 

                                                                     여호영

올해 안에 이미 조립이 완료된 KF-21 보라매 4기의 시험비행이 예정되어 있다. 몇일 전 미제 최신형 전투기 F-35가 비행중 결함이 발생했다. 동체 착륙했다. 보라매 기가 저러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선다. 비행중 갑자기 이상이 발생했다. 조종사 호흡용 산소 공급이 중단되었다. 무전기도 고장이 났다. 비상 대체용 무전을 운용했다.  근처 기지로 회항하려고 했다. 이번에는 랜딩기어가 나오지 않는다. 조종사는 동체 착륙을 하겠다고 선언한다. 보조 연료 통을 하늘에서 버리고 연료도 최소량만 남기고 모두 공중에 투하한다. 다행이 동체 착륙에 성공했다. 배꼽(밸리) 착륙이라고 한다. 조종사의 기량이 돋보인다. 정확한 진입 각, 기체의 수평, 동체를 활주로 중앙에 위치 하는 것 등이 유지되었다. 공항에서는 마찰열과 마찰로 인한 불꽃을 최소화 하기 위한 소화 용 포말을 활주로에 미리 뿌렸다.   

 

최신 전투기는 소프트웨어에 의해 움직인다. 방향 조종간이 움직인 만큼 소프트웨어가 담긴 통(박스)에 지령을 내린다. 그러면 소프트웨어가 방향 키를 움직이는 부품에 지령을 내린다. 모든 부품의 작동은 소프트웨어의 지시를 통해 움직인다. 고급 전투기가 될수록 소프트웨어의 크기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소프트웨어의 크기를 원천 문장이 몇 줄(라인)이냐고 말한다. F-35의 경우 1억 라인 가량 된다. 소프트웨어는 규모가 커질 수록 신뢰성을 담보하기가 어려워 진다.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한 테스트의 방법, 환경 마련, 테스트 결과에 대한 평가 등 난이도가 높은 작업들이 무수히 널려 있다. 각 테스트는 정확히 완료하여야 한다. 덩치 큰 소프트웨어가 행여나 오작동하게 될 처지에 이르렀을 적에 이를 스스로 무마하여야 한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필요하다. 결점 회피 기술이다(폴트 톨르런스). 모든 경우의 사례에도 끄덕하지 않고 잘 돌아 갈 때까지 테스트한다. 현재의 기술로는 모든 소프트웨어 결함을 사전에 완벽히 잡아 낼 수 없다는 데에 심각성이 있다. 초대형 규모의 소프트웨어에 있어 완벽한 신뢰성 확보 방안은 대한민국이 미국보다 앞 설 수 있는 분야이다. 블루오션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지적 역량을 총 동원하여 소프트웨어에 있어 세기의 난제를 풀어야 한다.

 

보라매를 개발하고 있는 한국우주항공(카이)은 소프트웨어 품질을 보증하기 위한 조치를 자발적으로 수행했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권위가 있는 기관으로부터 품질경영기관 최고 등급 마크를 획득했다. F-35를 개발했던 로키드마틴도 이 마크를 획득했다. 동체 착륙을 막지는 못했다. 보라매를 개발하는 카이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전투기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소프트웨어 품질은 권위 있는 자, 직급 높은 자, 경력 많은 자 등을 가리지 않는다. 소프트웨어는 위대한 사람이 한 것이라고 그 결과물이 항상 위대할 순 없다. 머리카락의 100분의 1의 크기만큼의 흠도 소프트웨어는 잊지 않고 간직해 둔다. 그러다가 어느때 여건이 맞으면 이놈이 일어나 기지개를 펴고 오작동 활동을 한다. 동체착륙보다 더 큰 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자동차의 급 발진도 여기를 의심해 봐야 한다.

소프트웨어를 완성시키기 위해선 테스트가 완벽해야 한다. 테스트 시나리오를 만드는 데에 집단지성이 필요하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만드는 테스트 시나리오는 너무나 도식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시나리오가 충분히 발견되었다면, 911 테러를 미연에 방지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평범한 상상을 뛰어 넘는 테스트 시나리오를 필요로 한다. 오징어게임이 전세계인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오징어게임을 기획 했던 젊은이들 같은 남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이 필요하다. 보라매 소프트웨어를 최종 확인하는 테스트 시나리오 선정 과 검증에 초대하였으면 한다. 아무도 생각 못했던 운용 환경을 발견해내는 현대판 진정 능력 있는 젊은이가 필요하다. 보라매의 비상(飛翔)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