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칼럼

하동춘추 5- 이번 일요일엔 ‘짜파구리’ 를 만들어 먹자 - 도비 문찬인

하동신문 0 119

하동춘추 5 

이번 일요일엔 ‘짜파구리’ 를 만들어 먹자 

도 비   문  찬인 

 

2018년 강원도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렸다. 성공한 올림픽으로 우리의 기억에 자랑스럽게 남아 있지만 오히려 세계인의 관심을 집중시킨건 커피믹스라는 묘한 물건이었다

오직 우리나라에만 있었는데 평창올림픽을 통해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

동서식품이 1976년 등산·낚시 인구를 겨냥해 처음 선보인 커피믹스는 작은 봉지 하나에 커피와 설탕, 크림이 조합돼 있다는 편의성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끓인 물과 컵만 있으면 어디서나 편하게 마실 수 있어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와도 잘 맞았다. 커피믹스가 얼마나 한국인들의 사랑을 받았는지 ‘한국을 빛낸 발명품 10선’에 커피믹스가 당당히 5위에 선정됐다.

참고로 2017년 특허청이 조사발표한 발명품 1위는 훈민정음, 2위 거북선, 3위 금속활자, 4위 온돌, 5위 커피믹스, 6위 이태리 타올, 7위 첨성대, 8위 거중기, 9위 천지인 한글자판, 10위 김치냉장고였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2월 10일 2020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권위인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4관왕에 올랐다.  지난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에 이어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등을 휩쓸었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파란을 일으켰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기생충’에 짜파구리 조리 과정을 등장시켰다. 가정부가 부잣집 아들을 위해서는 한우 채끝살을 얹어 내놓는다. 라면과 한우로 가난한 가족과 부유한 가족의 뒤엉킴을 비유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영화 '기생충'이 수천만 관객들의 공감을 얻으며 제시하는 화두는 무엇보다 '누가 기생충이냐?'이다. 박 씨네 저택에 위장해 들어가 먹고살기 위해 애쓰는 두 가족이 기생충인가? 아니면 이들의 노동력을 이용하며 살아가는 박 씨네인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놓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숙주에 기생하는 '기생충 사회'가 아니라 서로 돕고 상생하는 '상생충 사회'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415 총선을 앞둔 국회의원 후보들이 앞장서 고민할 대목이다. 

물들어오자 노 젓는다고 아카데미상 수상이후 두 제품의 매출은 60%이상 뛰었고,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급기야 제조사는 11개 언어로 된 레시피를 인터넷에 발표하였다

제조사인 농심에 따르면 다음 달에 미국에서 ”짜파구리“ 완제품을 출시한다고 한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도 대사관 직원들과 함께 짜파구리를 먹으면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관람한 사진을 SNS에 올려 이목을 끌었다.

아울러 짜파구리 기원에 대한 논쟁도 뜨겁다. 1990년대 병영에서 군인들이 시도했다는 얘기도 있다. 

또 제조사 농심이 계획적으로 만들어 퍼뜨렸다는 주장은 아무 근거가 없어 우스개 음모론에 가깝다. 군대 기원설은 나름 논리적인데, PX에 납품되는 짜파게티 물량이 적어서 한 개로 두 개 끓이는 효과를 내기 위해 개발됐다고 한다. 짜파게티와 너구리는 1984년과 1982년에 출시됐다.  다시 20년이 지나 대중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찾아왔다. 2013년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에서 취사병 출신 방송인 김성주가 짜파구리를 끓였고 윤후란 아이가 그걸 너무 맛있게 먹어서 짜파게티·너구리 매출은 30%가 뛰었다고 한다 

30년 전 호기심 많은 누군가의 시도가 대중화를 넘어 세계화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우연과 필연이 뒤섞인 짜파구리의 여정은 마치 영화 같다.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한국을 빛낸 10대 발명품에 짜파구리가 등위안에 랭크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번 일요일에 손녀들이랑 짜파구리를 끓여 먹어야 겠다. 

우리가 사는 이 땅은 서로 도우며 살아가기를 원하는 평화롭고 복된 땅이다. 누군가에 기생해서 사는 ‘기생사회’가 아니라 서로 도우며 사는 ‘공생사회’로 만들어야 한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