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칼럼

다시 세상을 보다 - 고현숙(시조문학편집장)

하동신문 0 152

다시 세상을 보다

 

                                               고현숙(시조문학편집장)

 

 찰나라는 말을 실감하게 된 나에게는 엄청난 사고였으며 죽음이라는 생각을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하며 살아 온 10개월인 듯하다.

“우왕!!!” 소리에 급히 돌아본 차창 밖에는 자동차 바퀴가 그렇게 크게 보인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크고 시커먼 물체가 내 옆에 다가옴을 순간 본 것 같다.

그리고 갑자기 목이 아프고 차 안은 피투성이가 되어있었으며 자동차는 거꾸로 서서 흔들거렸고 운전석에서 사람이 피를 흘리며 유리창 밖으로 나가서 차를 받치고 선, 참으로 이상한 정경이 내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나는 조수석에서 거꾸러 박혀 아픈 목을 손으로 고정시키며 구조대가 오기만을 기다렸으며 그들이 내 곁에 온 것이 왜 그리도 오래 동안이었는지... 싶을 만큼 절박한 순간이었다.

 구조대가 목을 보호대로 감싸고 도끼로 앞 유리를 부수고 나를 끌어내고 앰블런스에 실려 병원으로 갔으며 여러 기계속으로 들어갔다 나와서 목뼈가 부러졌다는 말을 듣게 된 작년 9월8일! 운영하던 북카페가 쉬는 날이었고, 집안 벌초를 마쳤다고 식사나 하자고 해서 참석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찰나적으로 내게 다가온  불행이었다.

 의사로 부터 경추2번 골절이라는 진단과 함께 전남 조선대로 이송되어 머리카락을 밀어버리고 머리에 3.5Kg의 무거운 쇠틀을 고정하고 상의처럼 입힌 압박된 옷에다 연결하여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만들어 버렸다. 그 이름이 -할로베스트-라는 의료기구였고 눕지도 못하고 앉아서 잠을 자며 고정된 몸둥이를 간병인에게 맡긴 긴 싸움이 시작 되었던 것이다.

눕지 못하고 앉자서 생활하는 7개월의 시간이 참으로 괴로움의 연속이었다.

두 발과 허리는 굳을대로 굳어버리고 운동조차 거부당하고 무거운 머리로 앞만 보고 꼼짝도 못하는 괴로움을 그 누가 알랴.

하루에 수십 번도 더 죽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하였고 그 불만은 담당 교수에게 욕을 듣는 것으로 어느새 마음을 비우는 내가 되어 있었다.

경추2번은 수술도 쉽게 결정 할 수가 없고 신경을 다치지 않은 것이 기적이라고 “ 당신은 불행 중에도 기적을 만난 여인” 이라며 신경손상이 왔으면 목 아래는 마비가 되어 버린다는 것이었다. 차라리 그렇게라도 자위하는 것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시간을 기다릴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인간은 무한한 행복을 늘 꿈꾸며 그 행복을 찾을려고한다.

그러나 나는 그 행복이 무엇인지를 이제는 알 것 같다. 행복은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나 자신이 행복인 것을... 산다는 것이 행복인 것이다.

눕지 못하는 생활 속에서 우리가 일상 등을 자리에 대고 누워 잔다는 것이 그렇게 행복한 것인가 느꼈으며, 걷고, 온몸을 자유롭게 움직인다는 것, 눈으로 모든 것을 볼 수 있다는 것, 말을 한다는 것 등등 그러나 특히 생각을 하고 느끼고 대화를 하며 자유롭게 걷는 그 자체가 행복이었던 것이다. 행복한 삶은 모두 그 속에 있었다. 이 모든 것을 역으로 생각해보라. 참으로 암담하지 않겠는가... 이 세상에는 장애를 가진 이들도 많다. 그들의 삶이 얼마나 엄숙한 것인가를 이번일로 느끼게 된 것이다.

 10개월 동안 싸워 온 나 자신을 사람 노롯을 할 것인가 하고 많은 이들이 걱정을 했다고 주변에서 말을 한다. 재활에 의지를 두고 의사말만 따랐던 내가 아직은 목과 등이 굳어서 생활이 힘이 든 상태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기쁨이 지금까지 살아온 나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였고 생각을 많이 바꾸어 버리게 했다.

 다시 태어난 나의 삶! 남은 생이 얼마인지 아무도 모른다. 이제 그 남은 시간에 내가 진정 가야 할 길을 생각해 본다. 무엇인가 분명 못 다한 일이 있기에 이렇게 삶속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 아닐까... 

 나의 쉼터이며 작업실이며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는 북 카페가 10개월 동안 나와 함께 잠을 자다가 7월 1일 다시 문을 열게 된다. 병상에 누워서 견디기보다 이 공간에 나와서 내 손이 움직이는 만큼 조금씩 움직여 보려고 한다.

 몸을 움직이지 못하면서도 시조문학 계간지를 결호 없이 편집 발간을 했던 억척스러움으로 

남은 생을 후회없이 살아야겠다.

 시와 수필과 시조가 나의 손끝에서 하나하나 탄생을 하고, 지인들의 웃음소리와 나의 이야기가 한데 어우러진 나의 쉼터에서 다시 시작해 보려 한다.

7월1일 여러분들과 다시 만나려는 나에게 큰 힘을 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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